국제-국내 단체에 기금지원 중단… “비핵화 하기 전엔 관계개선 없다” 정부, 대북정책 원점서 재설정
정부가 그동안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지속하겠다고 밝혀 왔던 북한 영유아·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정부 차원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보류하기로 했다. 북한이 4차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함에 따라 ‘북한 비핵화 이전에는 남북 관계 개선도 없다’는 방향으로 대북 정책을 전면 리셋(재설정)한 것이다.
복수의 정부 당국자는 12일 “개성공단까지 폐쇄된 상황에서 남북 교류 협력, 교역은 물론이고 영유아·취약 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일단 보류할 수밖에 없다”며 “국제기구를 통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 핵심 당국자는 “강력한 국제 제재를 위해 중국에 ‘제재의 구멍’을 막아 달라고 강하게 요구하는 상황에서 인도적 지원을 논의한다는 건 모순”이라며 이 같은 정책 전환 배경을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첫해부터 남북협력기금으로 유니세프,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를 통해 모자 보건과 영유아 지원에 참여했다. 2013년 133억 원, 2014년 141억 원, 2015년 107억 원을 꾸준히 지원해 왔다.
한편 미국 하원은 12일(현지 시간) 전체회의를 열고 대북 제재 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이달 안으로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완준 zeitung@donga.com·장택동 기자 /워싱턴=이승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