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중 2017년까지 입주물량 최다

올 들어 수도권 2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아파트 입주가 몰리면서 경기 일부 지역의 주택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집들이를 시작한 위례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4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수도권 시군별 주민등록 가구 수(2014년 현재) 대비 2016년과 2017년의 연평균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을 조사한 결과 하남시의 주민 수 대비 아파트 수 증가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택지지구가 조성되는 수도권 다른 지역의 올해와 내년 입주 물량도 많은 편이다. 하남시에 이어 동탄2신도시가 조성되는 화성시(7.1%), 김포한강신도시가 있는 김포시(5.8%)의 입주 물량이 많았다. 1만∼3만 채 규모의 택지지구가 들어서는 평택(4.9%) 구리(4.7%) 시흥시(4.4%)의 입주 예정 물량도 수도권 평균을 웃돈다.
올해 이들 지역에서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 건설사들은 미분양 걱정이 커졌다. 지난해 말부터 주택 경기가 주춤해진 상황에서 기존에 분양된 단지들이 입주를 시작하면 새 아파트를 ‘완판’시키기가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닥터아파트 관계자는 “외부로부터 많은 인구가 유입될 요인이 없는 지역에 대규모 단지가 조성되면 일시적으로 공급 과잉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전국에서 분양된 32개 단지 중 절반에 가까운 15곳이 1, 2순위에서 청약을 마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96개 단지 중 36개 단지(38%)가 청약을 채우지 못했던 것에 비해 청약 미달 단지의 비율이 10%포인트 정도 늘어난 것이다. 지난달 동탄2신도시에서는 계약률이 낮아 청약 접수 이후 분양을 포기하는 단지도 생겼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분양 경기가 더 나빠지기 전에 예정된 공급 물량을 밀어낸다’는 계획이어서 택지지구의 아파트 적체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전국에서 분양될 아파트는 7만1797채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7108채)보다 52% 정도 많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하반기(7∼12월)에 시장을 반전시킬 만한 정책적인 호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4월 총선 전에 주요 단지의 분양을 마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신도시 주택 시장의 분위기는 신규 분양 아파트의 계약률, 입주율에 큰 영향을 받는다”며 “미분양이 늘면 투자자는 물론이고 실수요자들도 주택 구입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