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박 “흥행불패 소재… 2016년 주력展” 일각 “외국문화재 역점 부적절” 지적… 일반인 눈높이 맞추는 노력 우선돼야
지난해 메인 전시로 관람객이 3만여 명에 그친 국립중앙박물관의 ‘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 특별전(맨위 사진). 반면 국립민속박물관의 ‘밥상지교 특별전’은 독특한 전시기법으로 40일 만에 관람객 30만 명을 끌어모았다. 동아일보DB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가장 주력하는 전시로 ‘이집트전(展)’을 꼽으면서 꺼낸 말이다. 고대 이집트 문명은 할리우드 영화 소재로 자주 다뤄지는 등 대중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박물관 전시에서도 충분한 흥행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자국(自國) 문화재의 요람인 국립박물관이 외국 문화재를 소개하는 전시에 주력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관람객 수가 중요한 평가지표인 국립중앙박물관의 속내는 단순하지 않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관람객 유치에서 저조한 성과를 거뒀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은 총 228만9264명으로 2014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4%나 줄었다.
전문가들은 불상이 전시 소재로서 대중적인 관심을 끌기가 쉽지는 않지만,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박물관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한다. 한 박물관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의 불상 특별전은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 적지 않았다”며 “각 불상이 왜 여기 전시돼 있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조차 없어 전문가들도 갸우뚱거리더라”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12월 개막한 국립민속박물관의 ‘밥상지교(飯床之交)’ 특별전은 라면 그릇 안에 동영상 디스플레이를 설치하는 등 톡톡 튀는 전시 아이템을 활용해 불과 40일 만에 30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정우택 동국대 교수(동국대 박물관장)는 “일반인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전시 설명을 개선하는 등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