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3차 위기’]춘제 연휴 마치고 열흘만에 개장
세계 주요국 증시가 급락세를 이어가며 5년 만에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주식시장이 당분간 작은 충격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살얼음판 장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15일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를 마치고 열흘 만에 문을 여는 중국 증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휴기간 저유가와 ‘마이너스 금리’에 들어간 유로존과 일본 등 ‘선진국 리스크’로 세계 증시가 몸살을 앓았기 때문이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런민은행 총재는 13일(현지 시간) 중국의 한 경제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투기세력이 시장을 장악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증시 개장을 앞두고 위안화 투기 세력에 대한 경고를 보내고 시장의 불안 심리를 안정시키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증시에 이런 악재들이 한꺼번에 반영될 경우 ‘차이나 쇼크’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11일 개장 이후 이틀 만에 홍콩 항셍지수는 5%,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는 6.8% 급락했다. 성연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홍콩 H지수 하락을 이끈 은행주의 대부분이 중국 본토 증시에도 동시에 상장돼 있다”며 “홍콩 증시의 하락세가 고스란히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고시될 중국 런민은행의 위안화 기준 환율과 이날 오전 발표될 중국의 1월 수출입 지표도 시장에 영향을 줄 변수로 꼽힌다. 다만 중국 증시가 급락하더라도 미국과 유럽, 한국 시장이 미리 충격을 받은 만큼 글로벌 증시가 다시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제유가가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17일(현지 시간) 공개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내용과 18일부터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 결과도 글로벌 증시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정연 기자 pres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