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침체-저유가-마이너스금리 겹쳐… 증시 시가총액 2016년 8조달러 증발 “실물경제 위기의 전조” 우려 확산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세계 각지에서 한꺼번에 악재가 터져 나오면서 글로벌 경제가 ‘퍼펙트 스톰’(총체적 난국)에 빠져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초부터 금융시장 대혼란에 신흥국의 경기 둔화, 국제유가 폭락, 유럽발 은행 위기,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서 비롯된 통화정책 실패 등이 한꺼번에 겹치며 거대한 폭풍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세계 경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에 이은 ‘3차 경제위기’에 직면했다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대외 악재가 쓰나미처럼 덮친 한국 경제 역시 내수·수출 부진에 남북 관계 악화에 따른 안보 위기가 겹치며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14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전 세계 증시의 시가총액은 12일 현재 약 56조 달러(약 6경7900조 원)로 올 들어서만 8조3000억 달러가 급감했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6월에 비해서는 17조 달러 이상이 증발했다. 일본의 2014년 국내총생산(GDP·4조7795억 달러)의 3배가 넘는 시총이 8개월 만에 사라진 것이다.
이런 대혼란이 세계 실물경제 위기의 전조(前兆)라는 경고도 나온다. 연초 불거진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일본 미국 등의 경기 침체 우려로 번지고 있다. 1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은 국제유가는 원유를 수출하는 신흥국들을 부도 위기로 내몰고 있다. 한국 경제도 올해 ‘성장률 3%대’ 재진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를 개편하고 기업의 체질 개선을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임수 imsoo@donga.com·주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