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4일 페이스북에 “정부가 국민을 이렇게 불안하게 해도 되는 것인가. 진짜 전쟁이라도 하자는 것인지,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과 국민을 안중에 두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글을 올렸다.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맞서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한 것을 두고 전쟁 의도 운운한 것은 인과관계(因果關係)를 잘못 파악한 것이다.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까지 끌어들여 ‘국민 불안’ 운운한 것은 선동의 냄새까지 풍긴다.
정은혜 더민주당 부대변인이 13일 트위터에 “새누리당은…나라를 팔아도 찍어줄 40%가 있기 때문에 그들과 약간의 지지자만 모으면 된다. 대한민국을 반으로 자를 수 있는 이슈로 나누고 국민들을 싸우게 만든다”는 막말을 올린 것도 충격적이다. 정 부대변인이 언급한 ‘40%’는 박 대통령 고정 지지층을 의미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 조치가 ‘나라를 판 행위’라도 된다는 말인가. 어떻게 대통령 지지자들을 그런 황당한 비유로 매도할 수 있는가.
북의 도발로 국가안보가 심각한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춰 대처하려는 대통령의 자위적 조치를 두고 ‘전쟁’ 운운하는 것은 제1야당 대통령후보였던 사람이 할 말이 아니다. 문 전 대표는 핵과 미사일 개발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북을 비판하고 김정은을 향해 한 번이라도 “전쟁하자는 거냐”고 따져본 적이 있는가.
문 전 대표가 연일 정부에 대해 강경 비판 발언을 쏟아내는 까닭도 궁금하다. 당내 친노 세력에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에서가 아닌가.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국민의당을 의식해 야권의 핵심 지지층을 자기네 쪽으로 결집시키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더민주당은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한 2010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정부가 5·24 대북 제재 조치를 취하자 ‘전쟁이냐, 평화냐’는 구호를 내세워 재미를 본 적이 있다. 더민주당이나 문 전 대표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안보를 ‘정치게임’의 수단으로 이용해 북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