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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핵무기는 한국 NPT와 무관

입력 | 2016-02-16 03:00:00

[전술핵 재배치론 부상]
국내 들여와도 국제법 논란 비켜가… NPT 탈퇴후 핵무장땐 국익 타격
원자력 평화적 이용 제약될수도




주한미군의 전술 핵무기 재배치 문제에 대한 국제법적 논란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 안보의 중대사인 만큼 한미 당국이 정치적 결단만 내리면 된다는 점에서다. 이를 통해선 핵확산방지조약(NPT) 탈퇴라는 첨예한 문제를 비켜 갈 여지가 있다. 한국이 1974년 체결한 한미 원자력협력협정을 유지하면서도 1990년대 초반까지 전술 핵무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이어 미국에 안보를 신세 져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북핵 6자회담에 관여했던 전직 고위 외교관은 “한국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와 함께했던 ‘북한의 핵 포기’라는 공동의 목표가 흐려진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에서 잇따라 제기되는 일방적인 핵무장에 대해 정부는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외교부는 15일 “한국은 국제 핵 비확산 체제 강화에 기여하면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증진해 나간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개별 외교관들의 의견은 좀 더 신랄했다. 중견 외교관은 “NPT를 탈퇴하고 곧바로 핵무장을 하자는 건 한국이 북한과 똑같은 불량국가가 되자는 소리나 같다”라고 말했다. NPT는 핵 비보유국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약으로 한국은 1975년 가입했다. 전 세계 190개국이 NPT에 가입했으며 미가입국은 북한 인도 쿠바 파키스탄 등 네 나라뿐이다. 이 가운데 NPT에 들어갔다 스스로 탈퇴한 나라는 북한이 유일하다. 한국이 자진 탈퇴하면 ‘남북한 NPT 동반 탈퇴’라는 망신을 자초할 것이라고 이 외교관은 말했다.

한국이 NPT를 탈퇴했을 때 미칠 파장도 생각해야 한다. NPT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과 함께 핵 비확산 체제의 양대 축이다. 다른 외교관은 한미 원자력협력협정의 전제조건이 △NPT 준수 △핵 기술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두 가지라며 “한국이 핵 기술을 군사용으로 전용하는 일방적 핵무장을 결정하면 미국에서 제공받은 원전 원천 기술과 각종 설비를 모두 반납하고 원자력 암흑시대로 되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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