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3차 위기’] “사드갈등 경제로 옮겨붙지 않게”… 26일 G20서 재정장관 면담 추진 산업장관 회담 3월로 앞당길듯
한국 경제가 직면한 리스크 가운데 수출 급락과 새로이 부각된 안보 위기 측면에서 중국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파트너다. 국익을 위해 신중한 스탠스를 취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 ‘제3기 경제팀’이 잇달아 중국을 방문해 한중 경제현안을 논의하기로 해 관심을 모은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문제로 한중 경제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본격적인 ‘대중(對中) 경제-안보 분리’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해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과 양자면담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내달 초 중국 베이징에서 장관급 회담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중국의 소극적인 태도에 실망감이 크다. 하지만 안보 문제로 인해 한중 경제관계가 악화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중국이 한국 수출시장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3600억 위안(약 67조 원)에 이르는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상하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 등 당면한 과제도 적지 않다.
산업부도 그동안 논의해온 장관급 회담 일정을 다음 달 초로 확정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장관급 회담에선 비관세 장벽 해소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사드 배치 문제로 심기가 불편한 중국이 드러내놓고 무역보복을 할 가능성은 낮지만 까다로운 위생검역 실시나 환경규제 적용, 통관 지연 등 다양한 ‘비관세 장벽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한국 업체들의 조그만 부실을 중국 언론매체들이 대대적으로 다뤄 중국 소비자들이 선택하지 않도록 유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외교안보 분야의 갈등이 경제 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