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국회연설/南南갈등 차단]“댐 수위 높으면 작은 균열에도 붕괴” 안보 위기에 정치권-국민 단합 강조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국회 연설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으로 인한 안보 위기 속에서 정치권과 국민의 단합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남남(南南) 갈등’이 불거질 조짐이 보이고 있고, 앞으로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우리 모두가 북한의 무모한 도발을 강력 규탄하고 북한의 무모한 정권이 핵을 포기하도록 해도 모자라는 판”이라며 “우리 내부로 칼끝을 돌리고 내부를 분열시키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에 대해 “선거를 앞둔 북풍(北風) 공작”(이종걸 원내대표), “신(新)북풍 전략으로 보고 있다”(이용섭 정책공약단장)고 반발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앞서 박 대통령은 7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도 “모범이 돼야 하는 곳이 국회와 정치권”이라며 “가장 시급한 것은 국회와 정치권이 국민과 국가의 안위를 위해 모든 정쟁을 내려놓고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북 제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엄밀한 대응, 국제사회와의 공조, 우리 내부의 단합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며 “내부에서 균열이 생기면 강력한 대북, 대외 조치를 취할 추진력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을 향해서도 단합을 거듭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아무리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조치가 취해진다 해도 그 효과는 국민의 단합된 힘이 뒷받침될 때 나타날 것”이라며 “국민의 단합과 국회의 단일된 힘이 북한의 의도를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야당의 당연한 문제 제기를 정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은 국가 안보의 문제를 결코 정쟁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다”며 “야당의 지적은 긴박한 상황에서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라는 취지”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