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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과 연대 중시” 30분동안 딱 한문장

입력 | 2016-02-17 03:00:00

[朴대통령 국회연설/대북정책 전환]中언급 1월 담화의 10분의 1
사드-대북제재 갈등속 자극 피해




16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연설에서 중국과 관련한 대목은 딱 한 문장에 지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연대도 계속 중시해 나갈 것입니다”라는 문장을 제외하고는 중국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도 않았다. 한 달 전인 1월 13일 대국민 담화에서 중국 역할을 강조한 것과 대조된다. 글자 수로 따지면 대국민 담화의 중국 관련 내용은 315자였지만 이번에는 28자로, 10분의 1로 줄었다(띄어쓰기 포함). 당시 박 대통령은 다섯 문장에 걸쳐 중국 역할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어렵고 힘들 때 손잡아 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라며 실천으로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변화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제재 결의 문안 조율이 시작된 만큼 중국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현실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도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협의는 대북 억제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 차례만 언급했다.

반면 박 대통령이 중국을 통한 북한 비핵화는 어렵다는 현실 인식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은 “박근혜 정부는 ‘내가 나서서 중국을 설득하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매달렸다가 현실을 맞닥뜨린 뒤 구름 위에서 땅 위로 내려온 것”이라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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