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의 탄생
왼쪽부터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원래 ‘클래식(classic)’은 라틴어의 ‘잘 정돈된, 품위 있는, 영구적이며 모범적인’이라는 뜻에서 온 말이며, 우리말로는 ‘고전(古典)’이라 하여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가 변하지 않고 시대와 민족을 뛰어넘어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예술작품, 문학작품 등을 일컫습니다. (대중예술 분야에서도 찰리 채플린의 영화는 영화의 고전, 비틀스의 음악은 대중음악의 고전이라고 하지요.) 현재 클래식이라는 말은 대중음악과 상반되는 개념으로도 쓰이지만, 원래 클래식이라는 용어는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초까지 유럽에서 유행한 예술경향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는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그림 [1]>이 활동했던 시기, 흔히 고전파라고 불리는 시기이지요. 이렇게 백년 남짓의 시기를 가리키는 명칭이었던 ‘클래식’이 대중음악과 반대되는 일련의 음악을 통칭하는 명칭이 된 것은 바로 그 시기가 음악사 전반을 통해 가장 큰 영향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클래식 음악의 대표 형식이라고 할 수 있는 소나타 형식을 비롯해 악기 사용방식, 화음의 구성법 등 많은 중요한 요소들이 바로 이 시기에 결정됐고, 이어지는 낭만파 음악과 각 나라의 국민악파 음악 등 19세기 말까지 대부분의 서양음악은 이 고전파의 음악을 계승, 발전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콘서트’. 혼토르스트 1623년 작
○ 클래식 음악과 친해지기
이렇게 오랜 전통을 지닌 클래식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조금 노력이 필요합니다. 언어 공부와 마찬가지로 음악 공부에도 왕도는 없습니다. 많이, 자주 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답니다. 처음부터 유명하다는 비발디의 ‘사계 협주곡’이나 차이콥스키 ‘비창 교향곡’을 끝까지 들을 필요는 없습니다. 듣다가 힘들면 다음 악장, 또는 다음 곡으로 넘어가서 자신이 가장 듣기 좋은 곡을 먼저 듣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본인이 좋아하는 악장부터 듣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아마 전 악장, 전곡을 듣고 싶은 마음이 들 것입니다. 아니면 팝송이나 가요에 클래식을 샘플링(유명한 멜로디를 삽입하는 것으로, 예를 들면 베토벤의 비창 소나타 2악장을 샘플링한 휘성의 ‘사랑은 맛있다’ 등이 있어요.)한 곡으로 쉽게 접근해보는 것도 좋고, 클래식을 하루 종일 방송하는 FM 라디오를 꾸준히 듣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뭐 이렇게까지 노력을 하면서 들어야 하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는데요, 우리가 여행지에서 로마의 콜로세움, 이집트의 피라미드 등을 찾아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에게 영감(靈感)을 준 유적지들에서 많은 것을 느끼듯, 클래식 음악은 17∼19세기 서양의 급격한 발전기(과학과 철학의 발달, 시민혁명, 산업혁명)에 정신과 시대를 앞서간 음악가들의 사상이 녹아 있으며, 지금까지 수백 년 동안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며 이어져 오는 인류의 문화유산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