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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격노 “선거 지는 한 있어도 이한구案 수용 못해”

입력 | 2016-02-17 14:23:00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동아일보 DB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7일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전날 밝힌 ‘우선추천지역 선정’ 방침에 대해 “선거에 지는 한이 있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 “공관위 내부에서도 합의가 안 된 사안인데 이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김 대표는 10분 간 몇 번씩 책상을 내리치며 격정적으로 분노를 토해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선거를 안 하는 한이 있더라도 안 된다”며 “선거를 망치는 한이 있더라도 국민공천제를 무너뜨리는 것은 용납 못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 대표는 “상향식 공천은 나 김무성 개인의 뜻이 아니고, 의총과 최고위와 전국위에서 결정된 사안인데 어떻게 공관위에서 합의된 사안도 아닌 (이한구 위원장) 개인의 의견을 발표할 수 있냐”고 이 위원장이 월권을 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절대 묵과할 수 없다. 정당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내 정치인생을 바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나에게 의원총회를 요구하는 의원들이 많았는데 안 해왔다. 이제는 하자”라고 제안했고, 김을동 최고위원이 여기에 동의했다.

김 대표는 상향식 공천제에 반하는 입장을 밝힌 친박계 정갑윤 국회부의장의 면전에 대고 “이해할 수 없다. 왜 그런 얘기를 했느냐”고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앞서 정 부의장은 최고중진연석회의 자리에서 “당이 사회적으로 덕망과 역량 있는 인재를 적극 영입할 필요가 있다”며 이한구 위원장 안을 지원 사격했다.

김을동 최고위원도 정 부의장에게 “공천 룰을 이미 다 정했는데 무슨 인재 영입을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하지만 정 부의장은 맞대응을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응수했다.

회의가 끝난 후 김무성 대표의 측근인 권성동 의원은 퇴장하는 정 부의장에게 따라붙으며 거칠게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권 의원은 “4선 중진이 의원들끼리 싸우도록하고 이래도 되는 겁니까. 저는 부의장 선거 때 부의장님 뽑아드렸는데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라고 소리 질렀다.

정 부의장은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떴다.

앞서 이한구 위원장은 16일 “모든 광역단체에서 최소 1곳, 최대 3곳을 우선추천지역으로 정하고 정치적 소수자를 배려하기 위한 대책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광역자치단체가 17개인 것을 감안하면 최소 17곳에서 51곳까지 경선 없이 중앙당이 추천해 주는 사실상 ‘전략공천’을 하게 된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