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문성민(뒤)이 17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벌어진 KB손해보험과의 원정경기 도중 블로킹을 피해 스파이크를 꽂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의 13득점 활약을 앞세워 KB손해보험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일축하고 14연승을 질주했다. 구미|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3-0 KB손보 꺾고 3경기연속 셧아웃승
2위 OK저축은행에 승점 3점차로 리드
“처음에는 ‘스피드 배구가 될까’하는 의구심을 가졌는데, 긍정적으로 해보자는 초심을 잃지 않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오늘도 슬기롭게 풀어가야죠.”
17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KB손해보험과의 원정경기를 앞둔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침착했다. 파죽지세의 13연승으로 단독 선두까지 올라섰으나, 오히려 더 말을 아꼈다. 지휘관이 흔들리면 선수들도 우왕좌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연승도 연승이지만, 1위로 올라선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면서도 “감독인 내가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선수들도 편하게 할 수 있다. 감정 표현을 더 자제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팽팽하던 승부는 1세트 중반 이후 급격히 기울었다. 현대캐피탈은 12-10에서 문성민의 퀵오픈과 블로킹, 신영석의 속공으로 16-10으로 점수차를 벌렸고, 잇따른 상대 범실에 편승해 21-13까지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25-17로 손쉽게 1세트를 따내며 기세를 올린 현대캐피탈에게 이후는 탄탄대로였다. 2세트도 25-20으로 이겼다. 3세트에도 전의를 상실한 KB손해보험을 압도하며 경기를 끝냈다. 선수들이 알아서 척척 움직이니 최 감독이 작전타임을 부를 일도 없었다.
6위 KB손해보험(9승23패·승점 25)은 2연패에 빠졌다. KB손해보험 강성형 감독은 “도전하는 입장에서 후회 없이 마음껏 뛰어보겠다”고 했지만, 올 시즌 현대캐피탈전 전패(6패)에 울었다. 단 한 명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지 못했고, 1세트 이후 경기에서 빠진 마틴은 2득점에 그쳤다. 36.84%의 팀 공격 성공률로 현대캐피탈에 맞서는 것은 무리였다.
구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