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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천룰 놓고 계파전쟁 與, 안보위기 남의 나라 일인가

입력 | 2016-02-18 00:00:00


새누리당의 계파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그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시도별로 최대 3곳을 4·13총선의 우선추천지역으로 하겠다고 공표한 것이 발단이다. 김무성 대표는 공천 룰을 벗어났다며 즉각 발표 자체를 무효로 돌린 데 이어 어제는 “선거에서 지는 한이 있어도, 선거를 안 하는 한이 있어도 이한구 안은 안 된다”고 못 박았다. 김 대표가 “국민에게 수백 번 약속한 국민공천제는 절대 흔들릴 수 없는 최고의 가치”라며 의원총회에서 막을 태세를 보이자 이 위원장은 “대표가 공천 개입을 하려면 공천관리위 해산하라”며 맞섰다.

이 위원장 주장대로라면 전국 17∼51개 지역구에서 사실상 전략공천이 이뤄진다. 우선추천제가 필요하면 당헌·당규에 따라 공천 신청자들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은 지역이나 여성 장애인 등 정치적 소수자 배려자에게만 하면 될 일이다. 공천관리위 내에서도 합의되지 않은 사안을 위원장이 불쑥 발표하니까 ‘친박 대리인’ 소리를 듣는 것이다. 친박이 대통령 눈 밖에 난 현역 의원들을 ‘저성과자’로 찍어 탈락시키려고 우선추천제를 강조한다는 얘기도 파다하다.

여당 내부의 충돌을 지켜보는 국민은 어이없고 답답하다. 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북한 김정은에게 ‘핵 포기냐, 체제 붕괴냐’의 양자택일을 하라고 요구한 날이다.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맞서 미군 핵잠수함 노스캐롤라이나함의 동해 훈련 참가와 최첨단 F-22A 스텔스 전투기 도착 등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마치 안보는 대통령과 정부, 미군에 맡겼으니 나는 모르겠다는 무책임한 모습이다.

야당이 둘로 갈라져 총선 승리는 떼놓은 당상이라는 오만함이 아니라면 여당이 계파 싸움에 골몰할 수 없을 것이다. 집권 여당 내부부터 분열돼 있는데 박 대통령이 “우리 내부를 분열시키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말을 국민이 귀담아듣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