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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개한 달러투자 상품… 가시까지 살펴라

입력 | 2016-02-18 03:00:00


금융회사 간부인 A 씨는 요즘 외화 예금과 달러 투자 자산에 여유자금을 넣어 굴리고 있다. 연초부터 글로벌 증시가 널뛰기를 하자 안전자산에 당분간 돈을 넣어두기로 한 것이다. A 씨는 “통화가치가 오르면 금리와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통화가치가 하락하면 환전하지 않고 해외출장이나 여행을 갈 때 찾아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선진국과 신흥시장으로 나뉘는 지역별 투자보다 가치가 높은 통화를 중심으로 글로벌 투자를 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특히 지난해 12월 미국 금리 인상 이후 달러화 자산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슈퍼 달러’ 온다, 달러 투자 상품 관심

코스피는 올 들어 16일까지 1.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원화에 대한 달러의 가치는 2.4% 상승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미국 경기 회복과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달러화 강세는 지속되고 있다. 이승훈 삼성증권 책임연구원은 “미국이 6월 이후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 신흥국 통화 약세, 달러 강세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며 “강(强)달러는 201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달러 자산에 대한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 현상을 이용해 투자 수익률을 높이려면 직접 달러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나 환 헤지를 하지 않는 투자 상품을 선택할 것을 조언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펀드보다는 개별 상품의 달러자산 투자를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난해 1월 273억 원에 그치던 달러자산 투자 상품 판매가 이달 들어 1895억 원 규모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들은 은행의 외화예금을 이용해볼 만하다.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금리는 낮지만 5000만 원까지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고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 가입 시점의 환율도 중요

수익률을 높이려면 낮은 금리로 방치돼 있는 달러예금을 특판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다. 대신증권은 달러RP(연 0.9%)에 연 1.1%의 추가 수익률을 더해 연 2%로 수익률을 제시한 특판 달러RP 상품을 선보였다. 최소 1만 달러에서 최대 50만 달러까지 가입할 수 있다. 외화증권매매상품 계좌를 개설하고 예금된 달러를 은행에서 대신증권 계좌로 송금하면 된다.

달러 자산에 투자할 때는 원-달러 환율이 좋은 시점을 골라 관련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대신 달러자산포커스랩은 투자자들이 상품에 가입하는 시점의 환율로 원화를 달러로 바꿔 미국 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다. 최소 가입금액은 2000만 원이며 기본형의 수수료는 연 2.5%다.

KDB대우증권 등에서 판매하는 미래에셋 미국채권펀드는 달러로 가입해 달러로 환매할 수 있다. 미국 달러채권과 미국 회사채·모기지 채권에 동시에 투자해 연 1.7%의 투자수익을 추구한다. 자유로운 환매가 가능한 게 장점이다.

JP모간 아시아분산채권펀드는 미국 달러화로 유가 하락 수혜 지역이나 아시아 신용시장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시중은행 예금보다 높은 연 3.8%의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

전문가들은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달러 투자 자산의 리스크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서준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달러 자산 투자는 달러 가치가 떨어지거나 원화 가치가 올라가면 환차손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정연 기자 pres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