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활성화 대책] 정부, 9차 무역투자진흥회의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17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투자활성화대책을 보고했다. 경기 회복의 불씨를 되살리는 데 정부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각종 지원책을 통해 민간 투자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3년간 50조 원의 투자가 이뤄지고 50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 최소한의 규제만 남기고 다 푼다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도입할 경우 ‘규제 프리존’이 사실상 전국으로 확대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규제 프리존이란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시도 지역별로 특화사업을 선정해 덩어리 규제를 한꺼번에 푸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규제심사를 위해 민간전문가로만 구성된 신산업 투자위원회를 만들어 원칙적으로 모든 규제를 풀어줄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산업 투자와 관련된 규제사항을 일괄 접수한다.
○ 원포인트 수도권 규제 완화
정부는 기업들이 계획을 세워놓았지만 관계기관 협의가 지연되거나 규제에 가로막히는 바람에 가동되지 못한 기업투자 프로젝트 6건의 지원안도 확정했다. 이 중 5건이 수도권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사실상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이란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수도권 규제의 핵심인 수도권정비계획법은 놔둔 채 수도권 개별 프로젝트에 대한 ‘원포인트 규제 완화’만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이란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서울 양재·우면 일대 땅 33만 m²를 올 10월까지 지역특구로 지정해 R&D 시설 입주를 위한 각종 특례를 인정한다. 과거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된 초창기 시절만 해도 이 지역은 서울 외곽의 대표적인 ‘한적한 동네’라 양곡도매시장, 화물트럭터미널 등 넓은 땅을 필요로 하는 시설들을 세우기 적합했다. 이에 맞춰 당시 만든 낡은 규제가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투자를 가로막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새만금 지역을 규제 프리존으로 만들고, 외국인 투자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에도 최대 100년간 새만금 국·공유지를 장기 임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경제자유구역 중 국내 기업에도 이 같은 혜택을 주는 건 새만금이 처음이다.
이번 대책에는 중장기 정책과제가 많은 탓에 즉각적인 경기부양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입법 과제가 많다는 점도 부담이다. 117개에 이르는 정책과제 중 법률 제정 및 개정 사안이 21개에 이른다. 4월 총선과 쟁점 법안 처리 문제로 인해 국회가 개점휴업인 상태에서 신속한 법안 처리가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크다.
세종=이상훈 january@donga.com·손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