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성 55년만에 3월 첫 내한공연 “한국팬과의 만남 너무도 설레… 음반녹음 음높이로 모든곡 부를것”
다음 달 첫 내한공연을 여는 미국 밴드 비치 보이스. 마이크 러브(위 사진 가운데)는 “미국의 대표 밴드로서 동맹국인 한국에서 공연하는 건 뜻깊은 일”이라고 했다. 아래 사진은 비치 보이스의 옛 모습. 콘래드 서울·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팝 황금기 1960년대 비틀스의 유일한 라이벌이자 ‘Surfin’ U.S.A.’로 잘 알려진 비치 보이스가 결성 55년 만에 첫 방한 콘서트를 다음 달 21일 오후 8시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3층 그랜드볼룸에서 갖는다.
이번에 오는 비치 보이스는 전성기 리더 브라이언 윌슨이 없는 7인조 버전이다. 솔로 가수로 따로 활동하는 윌슨 대신 그의 사촌형이자 원년 멤버, 오랜 창작 파트너인 마이크 러브가 리더다. 1960년대 중반 합류해 전성기를 일부 함께한 브루스 존스턴도 이번 팀의 일원이다. 러브에게서 e메일을 통해 내한공연을 앞둔 소감을 들었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우리 귀에 익숙한 곡을 대거 부르겠다고 했다. “‘Surfin‘ U.S.A.’ ‘Good Vibrations’ ‘Kokomo’ ‘I Get Around’를 비롯해 많은 곡을 들려드리겠습니다.”
라이벌 비틀스와 얽힌 이야기도 들려줬다. 1961년 결성한 비치 보이스는 실험성 강한 명작 ‘Pet Sounds’(1966년)를 통해 후기 비틀스와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예술성 경쟁도 벌였다. “두 밴드는 서로를 음악적으로 존경했습니다. 1968년에는 인도 명상지도자 마하리시 마헤시의 집에서 비틀스와 함께 한두 달 지냈습니다. 하루는 폴 매카트니가 아침식사 테이블에서 새로 만든 곡을 흥얼거리기에 제가 ‘비치 보이스의 ‘California Girls’처럼 러시아 여자들을 다룬 노래로 만드는 건 어떠냐’고 제안했죠. 그 노래가 비틀스의 ‘Back in the U.S.S.R.’가 됐죠.”
러브는 “비틀스가 다양한 장르에 걸쳐 위대한 곡을 냈다면 비치 보이스의 강점은 세련된 보컬 화성이다. 멜로디와 하모니에 끌리는 이들은 우리를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밴드의 55년 역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하루로 1985년 7월 4일을 꼽았다. “오후에 필라델피아 공연에서 90만 관객을 모은 뒤 잠시 후 저녁엔 워싱턴에서 75만 관객 앞에 섰어요. 하루 동안 150만 명 이상 앞에서 공연한 셈이에요. 최고였죠.”
러브는 한국 공연에서 모든 곡을 음반 녹음 때와 같은 음높이로 부르겠다고 호언했다. “인도 명상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목에 해를 끼치는 일은 전혀 하지 않아요. 좋은 날에 샴페인 조금 마시는 것, 그것이 전부입니다. … 첫 한국 공연이 기대됩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