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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등에서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무소속 박지원 의원(74) 사건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1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의원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을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항소심이 박 의원에게 돈을 건넸다는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의 진술만으로 유죄 판결한 것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이 금품 수수혐의를 부인하고 이를 뒷받침할 금융자료 등 객관적 물증이 없을 때 금품 공여자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려면 그 진술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큼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는 게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동석자가 1심과 항소심에서 증언을 일부 번복하는 등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봤지만 오 전 대표의 진술은 금품 공여 혐의가 입증된다고 판단했다. 경험자가 아니면 진술할 수 없을 정도로 구체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박 전 의원은 이외에도 2008년 3월 임석 전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에게서 2000만 원, 2011년 3월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임건우 전 보해양조 회장 등에게서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지만 1, 2심 모두 “금품 공여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신동진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