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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A 지도자대회]지구촌의 아픔과 위기, 교회가 감싸안는다

입력 | 2016-02-19 03:00:00


2015년 남미 온두라스에서 열린 WEA 세계지도자대회 참석자들. 올해 서울 대회에선 ‘복음 안에서의 동역’이란 주제로 교회와 사회의 문제를 다룬다. 특히 북핵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논의될 예정이다. WEA 제공



‘간구할 때마다 너희 무리를 위하여 기쁨으로 항상 간구함은/너희가 첫날부터 이제까지 복음을 위한 일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라/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빌립보서 1장 4∼6절)

29일부터 3월 5일까지 서울 롯데호텔 등에서 열리는 세계복음연맹(WEA) 세계지도자대회(ILF)의 주제는 빌립보서 1장 4∼6절에 나온 ‘복음 안에서의 동역(同役): 그리스도의 교회를 세움’이다.

170년의 역사를 가진 WEA는 세계 6억2000만 명의 개신교 신자를 대변하는 복음주의 진영의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연합기구다. 세계지도자대회는 WEA에 소속된 교회 지도자 120여 명이 매년 한 번 특정 국가에 모여 1년간의 사업을 평가하고 향후 방향을 설정한다. 이런 내부 문제는 물론이고 ‘지상대사명(Great Commission)’의 완수와 긴급한 해결이 요청되는 국제적 이슈들을 논의하고 대책을 강구한다.

27, 28일 열리는 사전 회의가 대회의 방향을 잡는다. 이 회의에는 세계지도자대회에 참석하는 WEA 국제이사 및 북미이사로 에프라임 텐데로(필리핀), 앤다바 마자바니(남아공), 케이티 컬비(영국), 케닛 알츠(미국), 존 랭로이(영국), 발디르 스투에르나겔(브라질), 브루스 클레멘절(캐나다), 로렌스 치아(싱가포르), 비니타 쇼(인도) 등이 참여한다.

29일에는 대회 참가자와 한국의 교계, 정·재계, 교육계 인사 7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개막 예배와 환영 만찬이 열린다. 29일부터 3월 4일까진 상임 특별위원회 회의와 분과별 전략회의가 이어진다. 또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3월 2일에는 판문점 DMZ 견학이 마련됐고 다음 날인 3일에는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한다. 4일에는 폐회 오찬과 함께 그동안 다양한 회의에서 논의된 최종 결과를 결의문 형태로 발표하고 대회를 마무리한다. 특히 WEA 주요 지도자들이 참석하는 이번 국가조찬기도회는 통일을 주제로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차세대 리더 2000여 명이 함께 참여해 뜻깊게 치러진다.


이번 대회에선 △복음 안에서 동역자가 돼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를 세울 것을 서약 △WEA의 비전과 서명문에 참여할 것을 서약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를 세우기 위한 8가지 전략적 대책을 강구해 WEA의 ‘연합, 대변, 갖춤’에 응답 △역량과 필요한 자원(시간, 에너지, 재정, 물품)들을 길러 세계지도자대회의 전략적 해결책 수행 등의 결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개신교계는 이번 대회를 여러 면에서 의미가 깊은 대회로 여기고 있다. 텐테로 필리핀복음총연합회 회장이 지난해 5년 임기의 WEA 신임 총무 겸 대표로 취임한 뒤 첫 세계지도자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하기 때문이다.

WEA의 특별위원회 가운데 국제핵무기대책위원회와 국제인신매매대책위원회의 논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WEA 소속으로 이번 대회를 후원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최근 북한의 4차 핵 실험과 광명성 4호 발사에 따른 북한 핵 문제, 최근 한일 양국에서 맺어진 일본군 위안부 합의 등을 특별위원회의 정식 의제로 올려 논의토록 할 예정이다.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은 “마지막 날 결의안을 발표할 때 북한 핵 문제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1846년 창립 영국복음연맹, 세계화되며 WEA 탄생 ▼



WEA는 1846년 영국에서 창립된 영국복음연맹이 기반이 됐다. 이 단체는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교회의 하나됨을 위해 모였다. 당시 산업혁명으로 인한 도시 하층민과 노동자 계급의 양산 등 사회 문제에 맞서 일어난 신앙운동이자 다윈의 진화론과 마르크스주의의 범람에 대한 대응이라는 목적을 갖고 있었다.

이 단체는 1912년 영국을 중심으로 세계복음연맹으로 발전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확대됐고, 1951년 21개국이 연합한 세계복음협회(WEF)로 새롭게 태어났다. WEF는 세계 각국 개신교인의 연합과 교제에 힘썼고, 교회가 세상에 봉사해야 한다는 목적 아래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2001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총회에서 명칭이 WEA로 바뀌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는 WEA는 현재 세계 최대 개신교 연합체로 꼽힌다. 129개국의 국가별 복음주의연맹을 비롯해 미국 유럽 아시아 등 7개 지역 연맹, 150여 개의 국제단체, 14개의 파트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세계 개신교 신자 6억2000만 명을 대변하고 있으며 6년마다 개최되는 총회는 세계 교회의 현안과 과제를 논의하고 그 방향을 제시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2009년 정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WEA는 선교와 종교자유, 신학, 여성, 청년위원회 등의 상임위원회와 국제인신매매대책, 국제핵무기대책, 평화화해위원회 등의 특별위원회로 구성돼 있다.

WEA는 순수복음 단체로 성경을 근본으로 한 전통 신학에 기초해 기독교적 일치를 추구하고 있다. 국제적 현안에 대해서도 각국 정부와의 외교 및 미디어 활동을 통해 소외되고 취약 계층을 대변하고 있다. 특히 유엔과 함께 환경보전, 여성인권 증진, 국제인신매매 금지, 기아 구호, 에이즈 퇴치, 국제 난민 보호 등에 노력하고 있다.

한기총은 “WEA가 비성경적 신앙을 갖고 있다거나 개종 전도 금지를 선언했다거나 종교혼합을 목적으로 한다는 등의 주장은 모두 잘못된 것”이라며 “WEA는 구세군, 감리교단, 미국장로교단 등이 소속돼 있을 정도로 성경의 절대적 권위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강조하는 전통적 신앙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