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1만3000km… 美공격 가능 1월 北 4차핵실험 5일전 발사… 난사군도엔 대공기관포 설치
중국 로켓군의 전략적 미사일(맨위 사진). 중국군은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31A의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로 대치하고 있는 미국을 향한 무력시위라고 분석했다. 맨아래 사진은 둥펑-31A가 발사되는 모습. 중국중앙(CC)TV 화면 캡처
18일 홍콩 펑황왕(鳳凰網)에 따르면 관영 중국중앙(CC)TV는 최근 ‘군사 기록’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의 로켓군이 둥펑-31A를 실제로 발사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이 미사일의 탑재 중량은 최대 1750kg으로 핵탄두를 포함해 최소 3발의 탄두를 실을 수 있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서도 모습을 보였지만 발사 모습이 공개된 적은 없었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고(高)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로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중국의 무력시위로 해석된다.
4분 47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운반 차량에 실린 둥펑-31A가 수직으로 설치되고 발사 임무를 맡은 병사들이 긴박하게 각종 데이터를 측정하고 수정하는 장면이 담겼다. 발사 카운트다운에 돌입해 최종 순간에는 한 병사가 붉은색 버튼을 누르자 미사일이 화염을 뿜으며 솟구치는 장면까지 나온다.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미국과 대립하는 과정에서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사거리 1500km의 중거리 미사일 둥펑-21D의 발사 장면과 ‘둥펑-31’ 계열의 ICBM을 운반 차량에 탑재해 기동훈련을 하는 장면 등을 반복적으로 공개한 바 있다.
중국은 또 남중국해 시사(西沙)군도(영어명 파라셀 제도)에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한 데 이어 난사(南沙)군도(스프래틀리 제도)에는 대공(對空) 기관포를 다수 설치해 놓았다고 18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17일 “필요한 방위시설 배치는 자위권 행사”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은 난사군도가 베트남 필리핀 등과 영유권 분쟁이 있다는 점을 인정해왔다. 시 주석은 지난해 9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공동회견에서 “(남중국해) 군사화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일본을 방문 중인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은 17일 “중국이 남중국해의 군사기지화 의도가 없다고 해놓고 시사군도에 미사일을 배치한 것은 약속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케리 미 국무장관은 17일 국무부 기자단에게 “앞으로 수일간 중국과 진지하게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시사군도의 미사일 배치에 대해 “지난해 12월 중국 인공섬 해역을 미국의 전략폭격기 B-52가 비행한 것이 중국 군부에 충격을 줬기 때문”이라며 “미군의 대응 여부에 따라 중국이 난사군도에서도 자위를 명분으로 군사력을 강화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