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김현종 본부장, 김종훈 협상 수석대표는 2007년 4월 타결된 한미 FTA 협상의 세 주역이다.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글래디에이터(검투사)로 불린 김종훈의 공도 컸다. 하지만 문외한인 노무현을 김현종이 설득하지 못했다면 한미 FTA 타결은 성사될 수 없었다. 김현종은 FTA 파트너를 ‘미일(美日) 동시 추진’에서 ‘미국 우선’으로 바꾸고, 협상에서도 ‘벼랑 끝 전술’로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는 전략적 사고(思考)가 돋보였다. 김현종과 김종훈을 기용해 성공시킨 한미 FTA는 노무현의 큰 업적이다.
▷김병연 전 주노르웨이대사의 장남인 김현종은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통상법으로 박사 학위를 땄다. 부친은 14세 때 혼자 유학을 떠나 ‘독종 소리’를 들으며 공부한 맏아들에 대한 기대가 남달라 김현종이 한국에서 연착륙하도록 여러모로 신경을 썼다. 한미 FTA 협상 당시 취재 주무 부장인 필자에게도 아들을 소개해 협상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정도였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