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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앵무새 죽이기’의 주인공이자 ‘미국적 양심’으로 사랑받는 애티커스 핀치가 남긴 불멸의 대사다. 이 소설 한편으로 미국의 국민작가 반열에 오른 하퍼 리가 20일 소설 속 가상무대 메이컴의 모델이 된 고향 앨라배마 주 먼로빌의 한 작은 교회 묘지에 안장됐다. 향년 90세.
19일 고향에서 숨을 거둔 리는 1960년 서른넷에 발표한 이 첫 소설로 1961년 퓰리처상 수상, 1966년 미국예술원 회원 발탁, 2007년 미국 최고훈장인 ‘자유의 메달’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소설은 1950년대부터 불붙은 미국 ‘민권운동의 경전’ 지위까지 부여받으며 세계적으로 4000만 부 이상 팔렸다. 1962년에는 그레고리 펙이 주연을 맡은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리는 45년간 은둔과 침묵을 지켜오다 지난해 7월 앵무새 죽이기의 후속편인 ‘파수꾼’을 발표해 다시 파문을 일으켰다. 전작 보다 먼저 쓰였지만 시대 배경은 20년 뒤인 이 작품에서 성인이 된 스카우트는 어린 시절 영웅이었던 아버지 애티커스 마저도 인종적 편견의 노예임을 발견한다. 이 때문에 미국의 영웅을 추락시켰다는 비판과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편견의 무서움을 일깨웠다는 찬사가 뒤섞인 반응을 낳았다.
리는 자신의 소설에 등장하는 소꿉동무 딜의 모델이자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극작가인 트루먼 카포티(1924~1984)와 염문설도 있었으나 평생 독신으로 지냈다. 20일 그가 묻힌 곳은 반평생 함께 살다가 2년 전 숨진 언니 앨리스와 애티커스의 모델이었던 아버지 아마사 콜먼의 곁이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