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대북제재 가속] 北, 3월 美전략무기 훈련 앞두고 한미 연합군의 내륙진격훈련 대비 ‘처형된 이영길 후임’ 이명수, 軍 총참모장 임명 공식 확인
北, 핵실험 뒤 첫 軍훈련… 김정은, 새 총참모장과 함께 등장 중절모를 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평양 사수 쌍방기동훈련’에 참관해 훈련을 지휘했다고 노동신문이 21일자에 보도했다. 북한의 핵실험(1월 6일) 이후 처음으로 열린 훈련에는 이달 초 처형된 이영길 군 총참모장의 후임으로 임명된 이명수(앞줄 왼쪽)가 등장했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이 참관한 쌍방기동훈련에는 제91수도방어군단과 제105탱크사단, 제425기계화보병사단, 제815기계화보병사단의 예하 부대들이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부대는 평양 방어 부대이지만 105탱크사단은 6·25전쟁 때 서울에 처음 입성한 북한군 부대라는 상징성이 있다. 북한은 남침을 가정한 군사훈련을 벌일 때 이른바 ‘류경수 105탱크사단’ 훈련을 진행하곤 한다. 김정은이 후계자 시절이던 2010년 직접 탱크를 운전했던 105탱크사단의 훈련장에는 ‘중앙고속도로 춘천∼부산 374km’라는 표기가 적혀 있었다.
이런 대대적인 실전 훈련은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한미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미 연합군은 한반도 유사시 양국 해병대가 북한 해안에 상륙하는 다음 달 ‘쌍용훈련’에서 북한 핵심 시설을 타격하는 내륙 진격 훈련을 강화해 북한을 강하게 압박할 계획이다. 군 소식통은 “김정은이 참관한 이날 훈련에는 평양 방어 부대와 방어선이 무너졌을 때 나설 공격 부대가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올해 한미 연합훈련에 핵추진 항공모함인 존 C 스테니스함(9만7000t급)과 B-2 스텔스 폭격기 등 미군의 전략 자산이 최대 규모로 투입되기 때문에 북한이 당장 군사적 도발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 대신 비군사적 분야에 집중해 탈북자 납치, 공공시설 테러 등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북한은 20일 오전 7시 20분경 황해도 장산곶에서 해안포 몇 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근접하지 않도록 남쪽이 아닌 서북 방향으로 가장 위력이 약한 구경 76.2mm 해안포를 1∼4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군 당국은 강도가 약한 공격으로 한미 연합군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대응 방식을 시험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달 초 처형된 이영길 후임으로 이명수가 군 총참모장에 오른 사실이 확인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명수를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인 육군 대장 이명수 동지’라고 호칭하며 김정은을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손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