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DJ-盧의 햇볕정책 부정”… 문재인엔 “부끄러운줄 알라” 반격
金 “심심하니까 그런거겠지” 일축
北궤멸론 이후 당내 정체성 논란
장하나 “김현종 영입 철회해야”… 조국 “계몽절대군주가 다 옳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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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나와라 얍”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운데)가 박영선 비대위원(오른쪽) 등과 함께 21일 서울 남구로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함께 윷놀이를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그는 “제1야당의 대표는 살아온 삶이 야당의 적통을 이어갈 만한 분이어야 한다”면서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이시며, 그리고 현재도 개성공단 사태에 대해 북한 궤멸론으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계시다. 한술 더 떠 18일 300만 농민의 가슴에 피멍이 들게 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주역을 당당하게 영입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를 둘러싼 ‘정체성’ 논란은 한미 FTA 타결을 주도한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 영입으로 한층 고조된 양상이다. 김 전 본부장은 입당 회견에서 “개성공단을 폐쇄시킬 수도 있어야 한다. (다만) 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전 의원은 “예전 같으면 초재선 그룹이나 개혁적 의원들이 들고일어나 영입 반대나 퇴진 성명을 내고 난리가 났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총선 공천권을 쥔 고양이 앞에 납작 엎드려 일제히 입을 닫아버렸다”고 꼬집었다. 문 전 대표는 정 전 의원의 반격에 즉각적인 대응을 내놓지는 않았고, 김 대표는 ‘무시’ 전략을 이어갔다. 김 대표는 “심심하니까 글 한번 쓰는 것이겠죠, 뭐”라며 “정체성 운운했다고 하는데 정체성 자체가 뭔지도 모르겠고, 개인이 글 하나 쓴 것 같고 논평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김 대표의 정체성 논란에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끼어들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다른 것은 몰라도 햇볕정책과 개성공단 문제에 대한 당 지도부의 ‘우클릭’ 기조에 대해서는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영입된 ‘계몽절대군주’의 판단에 충실히 따르면 만사 오케이인가?”라고 했다. 그는 지난달 김 대표 영입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지지를 반성하고 돌아왔기에 환영했다”라고 두둔했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