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돈 모두 챙기는 ‘금연테크’ 인기… 금연 성공땐 보험료 18%까지 할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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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잡기 위해 박 씨는 일주일 전 금연 적금에 가입했다. 친구가 알려준 대로 금연을 하면 금리를 얹어주는 상품이었다. 박 씨는 “담배에 손이 갈 때마다 담뱃값이라고 생각하고 모아 입금하니 꽤 쏠쏠하다”며 “나중에 가족들과 함께 여행 갈 때 보태야겠다”고 말했다.
새해를 맞아 금연을 시도했지만 마음이 흔들리는 흡연자들에게 박 씨가 선택한 금연 적금 같은 상품은 좋은 선택지 중 하나다. 금융상품을 금연껌이나 금연패치처럼 일종의 ‘금연보조제’로 활용하면 건강과 돈 모두를 챙길 수 있다. 시중은행들도 금연을 도와줄 수 있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내놓고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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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의 ‘IBK평생금연적금’은 금연에 성공하면 연 0,5%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보건소에서 발급받은 금연 성공 확인서를 제출하면 만기 시점에 ‘금연성공 축하금리’를 주는 방식이다. 또 자동이체 횟수가 180회가 넘어가면 연 1.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해 최고 연 2.5%의 이자를 준다. 10회 이상∼180회 미만인 경우에는 연 0.3∼0.7%포인트까지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자유적립식으로 1개월 납입 한도는 100만 원, 가입 기간은 1년이다. 인터넷으로도 가입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의 ‘나의소원적금’도 마찬가지다. 고객들이 금연, 결혼, 여행, 내 집 마련, 자동차 등 10가지 소원 중 하나를 고르고 목표 금액을 정한 뒤 이를 달성하면 만기 때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가령 매달 담뱃값으로 지출하는 돈이 10만 원이라면 이를 1년간 모으기로 하고 목표 금액 120만 원을 모으는 데 성공하면 연 0.2%포인트 우대금리를 얹어주는 것이다. 가입 기간은 6개월∼3년이며 월 50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추천인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2.2%까지 금리를 준다. NH농협은행의 ‘꿈이룸 예·적금’도 금연 등 자신만의 꿈을 정해 목표 금액을 달성하는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 금연에 성공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보험 상품도 있다. 가입 당시 흡연 중이었다고 해도 1년 동안 금연에 성공해 별도의 검사를 받아 보험사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입자가 건강할수록 보험사가 보험료를 지급할 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할인이 가능한 것. 할인율은 상품별로 다르지만 한 보험사의 경우에는 최대 18%까지 할인해 주기도 한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금연에 성공하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상품이 4개가 있다. 올해 초 출시한 ‘라이프플래닛e암보험’은 담배를 안 피우면 약 8.9%, ‘라이프플래닛e5대성인병보험’은 약 7.2%가량 보험료를 깎아준다. ‘라이프플래닛e정기보험’ ‘라이프플래닛e종신보험’도 보험료를 각각 18%, 7% 할인해준다. 미래에셋생명의 ‘예방하자 암보험’도 금연을 하면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비흡연자이거나 금연에 성공한 고객의 경우 증빙 서류를 제출하면 다음 회 이후부터 3%의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