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드라이브 / 르노삼성차 ‘SM6’ 기자 3인의 솔직한 주행기
르노삼성자동차가 중형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며 야심작 ‘SM6’를 들고 나왔다. 다음 달 2일 나오는 SM6는 영업일 기준 열흘 만에 사전 계약 5000대를 넘어서면서 초반 바람몰이에는 일단 성공한 분위기다. 지난해 내수 판매량 ‘꼴찌’를 면치 못하면서 체면을 구겼던 르노삼성이 부활할 수 있을까.
동아일보 산업부 자동차팀 신수정 정민지 박은서 기자가 SM6 1.6 터보 TCe 차량을 각자 시승하고 난 뒤 한자리에 모여 1시간 동안 ‘갑론을박’을 벌였다.
눈길 끄는 내·외관 디자인, ‘만장일치’ 합격점
정민지=SM5보다 더 클 줄 알았는데, 오히려 길이는 짧고 높이도 낮더라고요.(SM6는 SM5보다 길이는 35mm 짧은 4850mm며, 높이는 25mm 낮은 1460mm이다) 그렇지만 휠베이스가 2810mm로 긴 덕분에 넓고 낮은 안정적인 모습이더라고요.
박은서=저는 내부도 좋았어요. 차에 타니까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조작부)에 태블릿 PC를 옮겨놓은 것 같은 8.7인치 ‘S-Link’ 시스템이 있던데, 다들 좋지 않았나요? 경쟁 차종보다 압도적으로 좋은 장점인 것 같아요. 불필요한 버튼들도 이 안에 다 들어가서 보기에 깔끔하기도 하고요.
정=젊은 운전자들은 익숙할 것 같아요. 아이패드 같은 느낌이잖아요. 터치감도 그 정도면 나무랄 데 없고요.
박=내비게이션도 큰 화면으로 볼 수 있으니까 장년층 운전자들도 반응 좋을 것 같은데요.
정=저도 정차할 때마다 ‘S-Link’ 화면을 조작해봤는데요, 아빠 차를 엄마가 운전하기도 하고, 자녀들이 운전하기도 하잖아요. 운전자 개개인 스타일에 맞게 세팅을 할 수 있는 건 실제로도 쓸모가 있어 보였어요. 제가 ‘엄마’ 모드를 터치하니까 운전자석 높낮이와 등받이 각도가 저절로 바뀌고, 운전 모드도 ‘에코’ 모드로 바뀌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운전석에서 ‘마사지 기능’이 추가돼서 깜짝 놀랐어요. 운전하면서 마사지 받는 건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아요.(웃음)
주행모드 5가지로 선택 가능… 코너링은 탄탄해
정=처음 차를 탔을 때 주행 모드를 5가지로 바꿀 수 있는 ‘멀티 센스’ 기능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어요. 에코, 컴포트, 뉴트럴(Neutral), 스포츠, 퍼스널로 주행 모드를 바꿔가며 운전하는 재미가 쏠쏠하던데요. 특히 에코에서 스포츠 모드로 바꿀 때는 정말 차가 확 바뀌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새로웠어요.
신=주행 모드에 따라 실내 불빛이 바뀌는 것이 운전의 재미를 높이기 위한 의도인 건 이해하지만 ‘굳이 실내에 색까지 들어와야 하나’라는 이견이 있을 거 같단 생각이 들어요.
정=저는 공식시승 행사에 참가해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경기 용인시 르노삼성자동차 중앙연구소까지 운전을 해봤는데요. 유달리 굽은 길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코너링에서 불안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승차감이 꽤 좋더라고요. SM6가 출시 전부터 서스펜션 때문에 말이 많았잖아요. 저가 모델에 쓰는 토션빔 서스펜션을 썼다며…. 나중에 르노삼성이 토션빔의 단점을 보완한 AM링크 방식이라며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지만요.
박=저도 논란이 됐다는 얘기를 듣고 일부러 속도를 내 코너링을 해 봤는데요. 안정감이 높아 꽤 만족했어요. 차체가 끝까지 땅을 붙잡는 느낌이었어요.
신=저는 처음 출발할 때, 브레이크 작동할 때, 속도방지턱 넘을 때 승차감이 기대 이하였어요. 뒷좌석에 앉았는데도 방지턱을 넘을 때 충격이 꽤 오더라고요. 차량이 출발하고 났을 때에 접지력이 떨어져 통통 튄다는 느낌도 있었고요.
박=시내 주행 때는 몰랐는데 고속으로 달리니까 창문 열어둔 것처럼 풍절음이 들리더라고요.
신=맞아요. 저도 이 부분은 좀 더 보완해줬으면 싶었어요.
유용할 안전·편의 기능도 탑재
정=‘차선이탈 경보 시스템’이 기본으로 들어가 있어서 마음에 들었어요. 운전이 서툰 초보 운전자들뿐 아니라 졸음운전 사고도 막아주지 않을까요.
신=차선이탈 경보음이 상당히 거슬리던데요. ‘뚜뚜뚜뚜’ 하는 소리라서 처음에는 오토바이가 옆으로 가까이 다가와서 이렇게 시끄러운 건가 생각했을 정도였어요.
박=저도 소리 듣고 깜짝 놀랐는데요. 핸들에 진동을 주면 더 경각심을 가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차선을 인식하는 민감도가 좀 낮다는 느낌도 아쉬웠고요.
정=전 중형차 최초로 적용된 헤드업디스플레이(HUD)도 신기했어요. 다른 차와 달리 투명한 반사판이 앞에 올라오는 방식이더라고요.
신=도움이 되는 기능일 것 같은데, 판이 다소 조악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박=전 주차할 때 주변 장애물을 감지해주는 ‘올 어라운드 파킹 센서’가 좋았어요. 평소 주차를 못하는 편이 아닌데도 장애물과의 거리를 인식하지 못할 때가 있잖아요? SM6는 주의해야 할 부분을 S-Link 화면에 띄워줘 즉각적으로 알 수 있게 해줬어요.
정=저는 주차 가능 공간을 분석해 스스로 주차해주는 ‘주차 조향보조 시스템’도 신기하더라고요. 특히 평행주차가 어려웠는데, 기능 선택하고 천천히 차를 움직이면 빈 공간을 인식하더라고요. 제가 전진·후진 기어만 선택해주면 핸들이 저절로 돌아가 알아서 주차를 해줘요.
신=차가 빽빽한 공간에서 안 부딪치고 주차할 수 있게 해주니까 도움이 될 거 같아요.
박=전 일부러 그 기능을 써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빈 공간을 잘 인식하지 못하더라고요. 아직까지 주차는 알아서 잘 연습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시승한 SM6 1.6 터보 TCe의 제원은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6.5kg·m다. 복합연비는 L당 12.3km(18,19인치 기준)이다. 가격은 트림별로 SE 2805만 원, LE 2906만 원, RE 3190만 원이다.
정리=정민지 기자 jm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