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진로체험 질 높이는 ‘자유학기제 프로그램’
18일 서울 국민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청소년 기업가 체험 프로그램 창업경진대회’에 참가한 서울대신중창업 동아리 ‘BIT’가 자신들이 개발한 창업 아이템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제공
찾아가는 농산어촌 진로체험버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울릉도의 중학생들이 셰프와 함께 설탕공예를 체험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전국의 모든 중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진로 체험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운영될 예정이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한 학기 동안 시험 부담 없이 토론, 실습과 같은 학생 참여형 수업과 다양한 체험활동을 운영할 수 있는 제도.
문승태 교육부 진로교육정책과장은 “대학에 지원할 때 장래희망과 관련된 학과보다는 당장 취업이 잘되는 학과를 더 가고 싶어 하는 청소년이 많다”면서 “직장 역시 행복 만족도나 적성보다는 회사의 이름이나 연봉에 따라 결정한다. 이런 이유로 1∼2년 안에 직장을 그만두는 비율이 30%나 된다”고 말했다. 이어 문 과장은 “학생들이 미래사회 변화에 능동적, 주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진로개발역량을 갖춰야 한다. 그래서 자유학기제가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소년 진로체험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육부에서 운영 중인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을 살펴봤다.
청소년 기업가 체험 프로그램(YEEP)
“창업 구상, 미래가 두렵지 않아요”
“저희 동아리의 창업 아이템은 2단으로 접어 휴대가 간편한 스마트폰용 키보드입니다. 기울기를 조절하는 거치대가 있어 오래 써도 손목이 불편하지 않고, 블루투스 스피커가 장착돼 음악도 들을 수 있지요.”
투자자들에게 당차게 창업 아이템을 소개하는 이들은 서울대신중 1학년 5명으로 구성된 창업 동아리 ‘BIT(Best of Information Technology)’. 이들은 18일 서울 국민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청소년 기업가 체험 프로그램(YEEP·옙·Youth Entrepreneurship Experience Program) 창업경진대회’에서 중등부 최고상인 교육부장관상을 받은 주인공들이다.
YEEP에 참여하면 5∼6명으로 구성되는 동아리 혹은 모둠 단위로 움직인다. 토론법, 효과적 발표법 등 효과적인 소통법을 모둠원들로 하여금 충분히 익히게 한 뒤, 그들이 함께 해결할 창업 미션을 순차적으로 제시한다. 미션 수행 중 궁금한 점은 산업 분야별로 선정된 전문 기업가 멘토에게 온라인으로 묻고 답을 구한다.
지난해 YEEP을 자유학기 수업에 활용한 박후서 서울대신중 교사는 “‘2020년까지 약 71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면서 “YEEP에 참여하면서 학생들은 ‘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어 창업, 창직(創職)하는 능력이 있으므로 앞으로 크게 변화할 미래사회가 전혀 두렵지 않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농산어촌 원격영상 진로멘토링
“도시와 떨어져도 멘토 만나요”
직업 멘토가 교실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에 나타나 인사했다. 경남 김해시 진례중 학생들이 신기해한다. 실시간 원격영상을 통해 다양한 전문 직업인들을 만나는 ‘농산어촌 원격영상 진로멘토링’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모습이다.
멘토와 학생들은 웹캠과 인터넷으로 연결된다. 직업 멘토의 모습이 담긴 영상은 실시간으로 진례중을 포함한 전국 농산어촌 중학교 4곳 교실에 동시 송출된다.
분할된 화면 중 일부에는 동시간에 수업을 듣는 이들 4개 학교 교실의 모습이 나오므로 멘토는 전국 곳곳의 학생들 반응을 실시간으로 살피며 강의할 수 있다.
지난해 1028개 농산어촌 중학교에서 운영된 이 프로그램은 올해는 전국의 모든 농산어촌 중학교(1228개)로 확대 운영될 계획이다.
전교생 수가 200명이 넘지 않는 진례중은 자유학기제를 시범 운영할 초반만 해도 애를 먹었다. 도시와 멀리 떨어져 있어 진로지도에 도움을 줄 직업 멘토를 다양한 직업군에서 구하는 것이 힘들었던 것. 지난해부터 농산어촌 원격영상 진로멘토링 프로그램을 이용하면서 화이트해커, 한의사, 산업디자이너, 사진작가 등 다양한 직업인을 학생들이 만나게 됐다.
찾아가는 농산어촌 진로체험버스
“직업 멘토가 찾아와요”
농산어촌 지역 학생들이 전문인 직업 멘토를 ‘면대면’으로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운영 중인 ‘찾아가는 농산어촌 진로체험버스’가 그것.
교육부와 업무협약(MOU)을 맺은 민간기업, 단체, 대학, 공공기관, 개인이 직접 진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한 뒤 체험 장비를 싣고 학교를 찾아간다. 올해는 농산어촌에 있는 1228개 중학교를 방문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진로체험버스가 울릉도를 찾아 화제가 됐다. 울릉도에서 육지로 나가려면 3시간 넘게 배를 타야하기에 울릉도 중학생들은 다양한 직업인을 만날 기회가 적다.
울릉도 학생 110명은 울릉도를 찾아온 진로체험버스를 통해 △드론 만들어 날리기 △명장과 함께 나전칠기 손거울, 탁상용 시계 만들기 △셰프와 함께 설탕공예하기 △성우와 함께 애니메이션 대본 읽기 등을 체험했다. 이중 셰프와 성우는 사전 설문조사에서 울릉도 학생 대다수가 “관심 있다”고 표명한 직업군.
찾아가는 농산어촌 진로체험버스 프로그램으로 셰프 체험에 참여한 울릉중 2학년 박경식 군은 “셰프는 단지 음식을 만드는 사람인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진로체험버스를 통해 셰프의 일에는 예술적인 측면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지역특화체험벨트
“진로체험도 지역맞춤형으로”
교육부는 ‘지역특화체험벨트’ 프로그램도 올해 운영할 계획이다. 대전, 대구, 울산, 충북, 충남, 경북, 경남, 전북, 전남 등 9개 지역에서 각각 발전한 산업을 활용해 진로체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역특화체험벨트 프로그램의 첫 걸음으로 미산중, 청라중 등 충남지역 벽지 중학교 1학년 40명은 24, 25일 대전 KAIST와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방문해 과학 분야 진로체험을 하고 관련 직업 멘토들을 직접 만난다.
정민아 기자 mina@donga.com
▼서대문구, 교복 물려주기 나눔장터 열어▼
최근 서대문구청에서 열린 ‘2016년 교복 물려주기 나눔장터’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교복을 고르고 있다. 서대문구청 제공
서울 서대문구는 최근 구청 대강당 6층에서 ‘2016년 교복 물려주기 나눔장터’를 성황리에 열었다.
입학을 앞두고 높은 교복 가격으로 인한 가계 부담을 줄이고, 자원 재활용 및 나눔의 정신을 정착시키고자 열린 것. 그동안 학교단위로 운영되어왔지만 교복 물려주기 활성화를 위해 이번에 구에서 교복을 일괄적으로 수거하고 세탁해 최저가에 판매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관내 10개 중·고등학교로부터 약 1700점의 교복을 기증받아 품목에 상관없이 점당 1000원에 판매했다. 20만 원 상당의 교복 한 벌을 5000원 이내로 구입할 수 있어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판매 후 남은 교복과 교복판매 수익금은 학생들을 위해 쓰도록 해당 학교에 전달할 계획.
서대문구 관계자는 “이번 행사가 자원 재활용을 독려하고 나눔과 기부의 문화를 정착시켜 따뜻한 교육 복지구를 실현하는 데 일조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