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인수합병(M&A)을 한 기업들이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일명 ‘원샷법’)을 적용받았다면 사업 재편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전무는 2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기업활력제고특별법 민관합동 설명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행사는 서울 중구 세종대로 상의회관. 대한상공회의소 등 7개 경제단체가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했다.
호남석유화학이 2012년 KP케미칼을 합병할 때 소요된 시간은 총 119일. 하지만 원샷법을 적용하면 합병기간은 55일로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합병이 ‘소규모합병’으로 규정돼 주총 결의 없이 이사회 승인만으로 합병이 가능한 데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 등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에 대해 반대하는 주주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회사 측이 사도록 요청할 수 있는 권리다.
최근 5년(2010~2014년)간 국내에서 합병 분할 등을 통해 사업구조를 재편한 상장법인은 총 1399곳. 이중 중소·중견기업이 1156곳으로 82.6%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원샷법으로 인해 기업의 사업재편기간(평균 120일)은 최대 44일 단축될 것으로 추산된다.
원샷법은 올해 8월 13일부터 시행된다. 산업부는 기업 대상 설명회를 열고, 관련 웹사이트(www.oneshot.or.kr)도 개설한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저성장으로 대변되는 뉴노멀 시대를 맞아 우리 경제는 새로운 성 장공식 마련이 시급하다”며 “법 제정으로 기업의 사업재편 절차가 간소화되고 규제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단체들은 원샷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개혁법 등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며 지난달 18일부터 ‘민생구하기 입법촉구 1000만 서명운동’을 진행해왔다. 현재 원샷법을 제외한 나머지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대한상의 등 경제7단체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는 남은 임시국회 일정동안 경제활성화 법안 입법 처리에 힘을 모아 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