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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취임3년 자평… “3대 미스터리라던 창조경제, 짧은시간내 성과”

입력 | 2016-02-24 03:00:00

고위공직자 세미나 참석해 46분간 열정적으로 강의




박근혜 대통령은 23일 대한민국 공무원상 시상식에서 현 정부 3년간의 성과로 “공무원연금 개혁, 공공기관 정상화, 창조경제, 맞춤형 복지 도입 등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2016년 국정 과제 세미나’에서는 고위공직자 190여 명을 대상으로 46분에 걸쳐 열정적으로 강의를 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 추진 과정에서 처음에는 ‘3가지 대한민국 미스터리 중 하나’라고 했지만 짧은 기간에 성과를 이뤄냈다”며 “처음에는 금융개혁도 포기하다시피 했지만 하니까 되지 않느냐”며 개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25개 개혁과제를 일일이 언급하며 “이걸(국정과제)로 나는 끝장을 보겠다는 각오로 업무를 추진해 달라”며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큰 역할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개혁 추진에 속도를 내주기 바란다”며 “지난 다보스포럼에선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는데 문제는 속도다. 빠른 물고기가 큰 물고기를 잡아먹는다’고 표현하더라. 좋은 정책도 중요하지만 모든 게 빨라야 한다”며 ‘속도전’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정책과 국정기조 설정에 주력하다가 2년 차에는 ‘국가 안전’과 ‘혁신’, 3년 차에는 ‘4대 개혁’과 ‘일자리’로 국정 운영의 중심을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취임 3주년을 맞아 박 대통령 집권 3년간의 주요 공개 발언을 ‘워드클라우드’(단어의 사용 빈도를 분석해 많이 사용한 어휘를 크게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다. 분석 대상은 박 대통령의 연설문, 국무회의 및 수석비서관회의 발언 등 142건이다.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거나 관용적으로 쓰이는 단어(국민, 우리, 중요, 문제, 대한민국 등)를 제외하면 박 대통령은 3년 내내 ‘경제’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1년 차 225회, 2년 차 352회, 3년 차 320회).

경제 다음으로 많이 쓴 단어를 보면 박 대통령의 집권 연차별 국정 운영의 초점 변화가 한눈에 드러난다. 집권 첫해(2013년 2월 25일∼2014년 2월 24일)에는 ‘정책’(117회)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국정’(103회) ‘세계’(97회) ‘일자리’(95회) ‘문화’(84회) ‘창조경제’(79회) 등 핵심 정책과 관련된 다양한 단어들도 자주 사용했다. 집권 초기 박 대통령은 특정 사안보다는 정책과 국정 운영 전반을 구상하는 데 집중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행복’(79회)이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국민 행복 시대”를 역설했듯 행복이 국정 철학의 중요한 축이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집권 2년 차에서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안전’(180회)과 ‘재난’(69회) ‘구조’(47회) 등이 국정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국정 운영 기조가 급변한 것이다. 국민안전처 신설 등 정부조직 개편, 세월호특별법 제정 논란까지 벌어지면서 ‘국회’(124회)를 언급하는 횟수도 늘어났다. 반면 ‘행복’은 20회만 언급했다. 우울한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셈이다.

집권 3년 차에는 ‘개혁’(258회)이 단연 화두였다. ‘공무원연금’(37회) 개혁도 있었지만 박 대통령의 가장 큰 관심은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법 처리였다. ‘일자리’(205회) ‘청년’(180회) ‘노동’(83회) ‘노사’(77회) ‘노동시장’(65회) ‘대타협’(43회) 등 노동 관련 단어들을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박 대통령이 경제·민생법안 처리를 거듭 호소하는 과정에서 ‘국회’(160회) ‘통과’(106회)를 언급한 빈도는 더 늘어났다. 지난해 북한의 지뢰 도발에 이어 올해 4차 핵실험·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면서 ‘북한’(103회) ‘테러’(45회) 등을 강조한 것도 3년 차의 특징이다.

장택동 will71@donga.com·김아연·권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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