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세미나 참석해 46분간 열정적으로 강의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 추진 과정에서 처음에는 ‘3가지 대한민국 미스터리 중 하나’라고 했지만 짧은 기간에 성과를 이뤄냈다”며 “처음에는 금융개혁도 포기하다시피 했지만 하니까 되지 않느냐”며 개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25개 개혁과제를 일일이 언급하며 “이걸(국정과제)로 나는 끝장을 보겠다는 각오로 업무를 추진해 달라”며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큰 역할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개혁 추진에 속도를 내주기 바란다”며 “지난 다보스포럼에선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는데 문제는 속도다. 빠른 물고기가 큰 물고기를 잡아먹는다’고 표현하더라. 좋은 정책도 중요하지만 모든 게 빨라야 한다”며 ‘속도전’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거나 관용적으로 쓰이는 단어(국민, 우리, 중요, 문제, 대한민국 등)를 제외하면 박 대통령은 3년 내내 ‘경제’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1년 차 225회, 2년 차 352회, 3년 차 320회).
경제 다음으로 많이 쓴 단어를 보면 박 대통령의 집권 연차별 국정 운영의 초점 변화가 한눈에 드러난다. 집권 첫해(2013년 2월 25일∼2014년 2월 24일)에는 ‘정책’(117회)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국정’(103회) ‘세계’(97회) ‘일자리’(95회) ‘문화’(84회) ‘창조경제’(79회) 등 핵심 정책과 관련된 다양한 단어들도 자주 사용했다. 집권 초기 박 대통령은 특정 사안보다는 정책과 국정 운영 전반을 구상하는 데 집중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행복’(79회)이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국민 행복 시대”를 역설했듯 행복이 국정 철학의 중요한 축이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집권 2년 차에서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안전’(180회)과 ‘재난’(69회) ‘구조’(47회) 등이 국정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국정 운영 기조가 급변한 것이다. 국민안전처 신설 등 정부조직 개편, 세월호특별법 제정 논란까지 벌어지면서 ‘국회’(124회)를 언급하는 횟수도 늘어났다. 반면 ‘행복’은 20회만 언급했다. 우울한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셈이다.
장택동 will71@donga.com·김아연·권기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