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갈리아’와 ‘소라넷’으로 인터넷 세상이 들썩들썩한다.
이 둘이 알려지기 시작한 건 지난해 여름부터지만, 최근 방영된 SBS 의 ‘위험한 초대남-소라넷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 편을 계기로 인터넷 설왕설래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소라넷 폐쇄 운동을 벌이는 메갈리아(www.megalian.com)는 흔히 ‘여성 일베’라 불린다.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등에 만연한 여성차별, 여성혐오(이하 여혐 · 女嫌) 문제를 일베의 ‘거칠고 기이한’ 말투를 그대로 따라 하며 공격하기 때문이다. 그 주요 전술은 ‘미러링(Mirroring)’이라 한다. ‘지금까지 만연한 여성혐오적 인식을 거울 비추듯 남성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충격 요법’이다. ‘한남충’(벌레 같은 한국 남자)은 ‘김치녀’(허영심 많은 한국 여자)를, ‘숨쉴한’(한국 남자는 숨쉴 때마다 패야 한다)은 ‘삼일한’(한국 여자는 3일에 한 번씩 맞아야 한다)을 미러링한 메갈리아 용어다.
이러한 미러링은 여혐과 마찬가지로 폭력적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이에 대해 메갈리아는 다음과 같이 응수한다. “맥락은 보지 않고 폭력적이란 점만 물고 늘어진다면, 여성은 폭력적인 언어를 들어도 그저 웃어넘기라는 얘기냐. 상냥한 태도로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해서는 여성혐오적 발언을 그만두지 않는다.”(페이스북 페이지 ‘메갈리아4’ 운영자)
그런데 〈그것이 알고 싶다〉 방영 이후 메갈리아의 미러링이 도를 넘어 또 다른 폭력을 낳는다는 비난이 나온다. 메갈리아에 남성의 성기를 훼손한 사진이나 소아성애적 글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문제의 사진은 운영진에 의해 경고·삭제되고, 소아성애적 글을 올린 장본인이 “남성 위주 커뮤니티에서 팽배한 소아성애를 미러링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하지만 메갈리아에 폭력만 난무하는 것은 아니다. 메갈리아의 두 번째 플랫폼, 페이스북 페이지 ‘메갈리아4’는 미러링을 포기하고 차분한 어조로 여혐 실태를 알리는 데 주력한다. 홈페이지 ‘메갈리아’도 한국성폭력상담소 기부, 소셜 커머스 업체의 몰래카메라 판매 중단, 포스트잇 캠페인(여성의 인식 전환을 촉구하는 문구를 적은 포스트잇이나 스티커를 공공장소에 붙이는 것) 등 일상에서의 여혐 타파 운동을 벌이고 있다. 포스트잇 문구 중 하나는 이렇다. ‘폐경이 아니라 완경입니다. 긴 여정을 마친 당신의 소중한 몸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세요.’
소라넷, ‘리벤지 포르노’ 등 성범죄 동영상 유통소라넷의 성범죄 동영상 유통 행위는 당연히 범법이다. 하지만 소라넷은 1999년부터 경찰 수사망을 피해가며 지금까지 건재해왔다. 해외에 서버가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접속을 차단해도 사이트 주소를 계속 바꿔가며 살아남은 것이다. 그러나 메갈리아의 왕성한 활동 때문인지 경찰은 전에 없이 적극 대응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11월 강신명 경찰청장은 국회에서 “미국과 공조해 사이트 폐쇄를 협의하는 중”이라고 밝혔고, 최근에는 남성 두 명이 소라넷에 불법 음란물을 올린 혐의로 둘 다 초범임에도 불구하고 구속됐다. 메갈리아라는 ‘뿔난 언니들’의 레이더에 잡힌 소라넷이 이번에는 일망타진될 수 있을까. 세계 시민운동단체 아바즈(www.avaaz.org)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라넷 폐지 서명 운동에 참여한 사람은 1월 18일 현재 9만3천 명을 넘어섰다.
기획 · 김명희 기자 | 글 · 강지남 신동아 기자 | 사진 · REX SBS 제공 | 디자인 · 이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