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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뮤지컬]올 봄 공연족, 마타하리의 치명적인 유혹에 빠지리…

입력 | 2016-02-25 03:00:00

EMK 대형뮤지컬 ‘마타하리’ 내달 29일 막올라




인도네시아어로 ‘여명의 눈동자’라는 뜻을 지닌 ‘마타하리’.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이중 스파이 혐의로 체포돼 총살된 미모의 무희, 팜파탈의 대명사로 통하는 마타하리가 3월 뮤지컬로 다시 태어난다. 3월 29일 한국에서 열리는 개막 공연에는 영국 미국 호주 오스트리아 독일 등 18개국 공연 관계자 400명이 찾을 예정이다.

뮤지컬 ‘마타하리’는 여배우가 원톱으로 활약하는 뮤지컬이다. 마타하리로 변신하며 경쟁하는 배우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해온 김소향(위쪽)과 국내 뮤지컬의 대표적인 여배우로 떠오르는 옥주현이다. EMK 제공




세계적 스태프와 화려한 배우 라인업

뮤지컬의 본고장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와 한국의 공연 시차는 점점 좁혀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수입과 수출국이 바뀌는 판도 변화는 뮤지컬 ‘마타하리’를 통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작품은 한국에서 먼저 초연된 뒤 영국과 미국 무대에 연달아 오를 예정이다.

뮤지컬 ‘뉴시스’로 토니상 최우수 연출 부문 후보로 노미네이트 됐던 브로드웨이 유명 연출가 제프 칼훈이 연출, ‘지킬 앤 하이드’ ‘몬테크리스토’ ‘드라큘라’ 등 히트작을 낳은 세계적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을 맡았다. 작사가 잭 머피, 극작가 아이만 멘첼도 참여한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뮤지컬 배우들이 총 출동한다. 지난해 8월 진행한 오디션에선 배우 2500여 명이 몰렸다. ‘엘리자벳’ ‘레베카’ ‘위키드’ ‘아이다’ 등의 배우 옥주현과 브로드웨이에서 건너온 김소향이 마타하리역을 꿰찼다. 옥주현은 “마타하리가 물랑루즈 무대 위에서는 팜파탈적인 매력을 발산하지만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순수함을 간직한 캐릭터란 점에서 끌렸다”며 “작품성을 높이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하는 제작진에 대한 신뢰 때문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화려한 남자배우 라인업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프랑스군 대령으로 마타하리를 만난 이후 그에게 집착하는 라두 대령 역에는 류정환 김준현 신성록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마타하리가 유일하게 사랑한 남자인 아르망 역에는 엄기준 송창의 정택윤이 출연한다.



아름다운 넘버(노래)와 볼거리

지난달 25일 뮤지컬 ‘마타하리’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주요 넘버(음악)들은 이미 성공적인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을 작곡해 국내 공연족(族)들에게 친숙한 프랭크 와일드혼은 장기인 대중성과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이 작품에서도 구현한다. 옥주현과 김소향이 각각 부른 ‘예전의 그 소녀’와 ‘마타하리가 되다’는 쇼케이스 이후 공연족들 사이에서 화제곡이 됐다. 아르망의 곡인 ‘추락할 땐’과 라두 대령의 ‘너 때문에’ ‘남자 대 남자’ 역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마타하리’의 화려한 무대와 의상도 볼거리다. 제작사 EMK는 무대 세트를 만들기 위해 미국 일본 독일 한국 4개국 디자이너를 모아 블라인드 오디션을 열었고, 치열한 경쟁 끝에 오필영 디자이너가 낙점됐다. 제작비의 80% 가량이 무대에 쓰였을 만큼 무대세트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출연진 의상도 화려하다. 작품의 배경인 19세기 말 유럽은 역사상 유례없는 평화와 번영을 누린 ‘벨 에포크’(좋은 시대·La belle epoque) 시대였다. 작품 중에는 의상이 총 200벌 등장하는데 화려함과 모던함이 특징이다. 마타하리의 의상은 총 15벌로, 특히 물랑루즈에서 파격적인 춤을 출 때 입는 의상은 화려한 자수와 비즈(구슬) 장식으로 디테일한 아름다움을 살렸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