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상위 10개중 4개가 굵은 면… 비빔면-건면에도 도입 움직임
24일 농심은 “굵은 면발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탄탄하다는 판단하에 현재 신제품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현재 유통 중인 굵은 면발 라면은 최대 폭이 3mm이다. 농심은 이보다 더 굵은 면발을 내놓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오뚜기, 팔도, 삼양식품 등 나머지 업체도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며 신제품 개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관인 닐슨코리아가 판매 수량을 기준으로 매긴 지난달 라면 순위를 보면 상위 10개 제품 중 4개가 굵은 면발 제품이었다. 3위에 오른 오뚜기 진짬뽕을 비롯해 농심 맛짬뽕(5위), 짜왕(9위), 팔도 불짬뽕(10위)이 포함됐다. 4개 제품 모두 지난해에 첫선을 보였다. 굵은 면발 짬뽕라면 중에 판매 순위가 가장 낮은 삼양식품 갓짬뽕의 올해 1월 판매액은 17억 원이며 2월에는 20억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업계에서는 월 판매액이 20억 원을 넘기면 히트 상품으로 본다.
일반적으로 비빔라면에는 가는 면발이 많이 쓰인다. 일부 업체 중에는 비빔라면에도 굵은 면발을 써 보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삼양식품은 당장 다음 달에 내놓을 프리미엄 비빔면에 굵은 면발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비빔라면에 굵은 면발을 쓰는 것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은 면을 기름에 튀기지 않고 뜨거운 바람으로 말린 ‘건면’을 굵게 만드는 방안을 찾고 있다. 후루룩국수, 사골떡국면 등 맵고 자극적인 맛이 아닌 담백하고 순한 맛을 내는 라면에 굵은 면발을 사용하면 음식점에서 파는 칼국수를 재현한 제품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측이다.
현재 굵은 면발 연구에 가장 공을 들이는 업체는 농심이다. 나머지 업체도 굵은 면발 라면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분석에는 동의하지만 신제품 개발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굵은 면발 라면의 인기가 짜장면, 짬뽕 같은 중화풍 라면에 국한한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월에 나온 농심 우육탕면 면발의 폭은 3mm로 짜왕과 같지만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