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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없는 돈… ‘P2P 대출’ 틈새 노려볼까

입력 | 2016-02-25 03:00:00

年평균 수익률 6∼10%대… 저금리 장기화 속 투자자들 관심
예금자보호 안되고 소득세율 높아, 원금손실 우려… 투자 신중해야




말 그대로 ‘투자 암흑기’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1%대에 머물러 있는 데다 주식시장도 불안한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개인 간 거래(P2P) 대출 시장이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연 수익률이 6∼10%대를 기록하면서 개미투자자는 물론이고 큰손들도 서서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여러 건의 대출 신청을 묶은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상품을 내놓거나 담보 대출 방식을 활용하는 등 투자자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업체들의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 급성장하는 국내 P2P 대출 시장


국내에서 P2P 대출이 처음 시작된 것은 2006년이지만 시장이 급성장한 것은 국내 금융권에 핀테크 열풍이 분 2014년부터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P2P 대출 금액은 2013년 36억4000만 원에서 2014년 57억8000만 원으로 58.7%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상반기(1∼6월)에만 52억6000만 원이었다. 2014년 말 기준 6개에 불과하던 업체 수도 현재 50여 개까지 늘어났다.

새롭게 P2P 대출 사업에 뛰어드는 스타트업 기업이 많아지면서 영업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렌딧’은 일정 기간 집행한 대출을 모아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여기에 고객이 투자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설령 개별 대출 건이 부도 또는 연체가 발생하더라도 전체 투자 수익률이 떨어지거나 원금이 전부 손실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투자자는 매달 원금의 일부와 월 이자를 돌려받는다. 렌딧의 이미나 홍보이사는 “지난해 7월 내놓은 포트폴리오 1호부터 올해 초 선보인 6호까지 연평균 수익률은 10.46%(세전)를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테라펀딩’은 건축 자금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P2P 대출 업체다. 기존 토지나 완성될 건물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 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투자 리스크를 줄였다. 테라펀딩은 2014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총 29건의 대출을 진행했으며 이 중 12건(30억5000만 원)이 대출금을 모두 상환했다. 상환이 끝난 대출을 기준으로 투자자들의 평균 수익률은 13.29%이다.

○ 근거 법 없는 데다 원금 보장 안 돼

국내에서 P2P 대출은 아직 근거 법이 만들어지지 않아 투자자 보호 등에 대한 규정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대부분의 업체는 회사를 대부업으로 등록하거나 자회사로 대부업체를 두고 사업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자소득세율(15.4%)이 아닌 비영업대금 소득세율(27.5%)이 적용된다. 또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되지 않아 자신이 투자한 돈을 빌려 간 대출자가 부도를 낼 경우 투자금을 고스란히 잃게 된다.

현재 P2P 대출 시장이 이제 막 조성되는 단계이다 보니 대부분의 업체가 대출 심사를 깐깐하게 하는 편이다. 따라서 업체마다 연체율이 0%인 경우가 많지만 시장이 커지고 대출 건수가 늘어날 경우 연체율과 부도율이 상승해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이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 지방은행과 협업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피플펀드’는 대부업체가 아닌 전북은행과 연계한 대출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피플펀드가 대출자와 투자자를 모으면 실제 대출 집행과 관리는 전북은행이 담당하는 구조다. 피플펀드 측은 “은행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이 가능하며 투자자들도 연 4∼6%대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