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현역 10명 컷오프]
칼자루 쥔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 더불어민주당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이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컷오프(탈락) 대상자 선정 과정에 대한 설명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 ‘올드 친노’ 인사 대거 배제
당사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유 의원은 통보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다 저의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한다”며 수용 의사를 밝혔다. 백군기 의원도 “어떻게 평가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그러나 전정희, 김현 의원 등은 거세게 반발했다. 전 의원 측 관계자는 “공관위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어 곧바로 이의 신청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도 “이의 신청을 하고 본회의에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도 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른 의원들은 향후 행보를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이의 신청은 평가 점수 합산이 잘못 됐는지 확인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 문재인의 혁신안, ‘친노’ 치고 ‘친문’ 살렸다?
이날 결과를 놓고 당내에서는 “문 전 대표의 혁신안이 되레 친노를 덮쳤다”는 말이 나왔다. ‘하위 20% 컷오프’는 문 전 대표가 당 대표직까지 걸고 관철시켰던 혁신안의 핵심이다. 사실상 평가의 칼자루를 휘두른 조은 선출직평가위원장도 문 전 대표가 임명했다.
공관위 관계자는 “세부 평가 방법도 조 위원장이 이끄는 평가위가 결정했고, 공관위는 평가위가 합산까지 마친 자료만 열어본 것뿐”이라며 “당사자 통보 외에는 공관위가 관여한 것이 전혀 없다”고 했다. 이번 컷오프가 김종인 대표의 작품이 아니라 문 전 대표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평가위는 의정 활동 및 공약 이행(35%), 선거 기여도(10%), 지역 활동(10%), 의원 다면평가(10%), 여론조사(35%) 등 5개 항목으로 평가했다. 당 관계자는 “진성준 의원 등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은 대부분 살아남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평가에서 문 전 대표와의 친분이 개입될 여지는 전혀 없다”고 했다.
김 대표는 통보 방법 등을 전적으로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위임했다고 한다. 김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대상자 통보 뒤에도 김 대표는 명단을 보고받지 않고 반응도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김 대표 측은 이날 공관위의 통보 전 일부 컷오프 대상자 명단이 유출된 사실에 강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날 오전부터 ‘예상 컷오프 대상자 리스트’가 당내에 유포됐고, 대부분 실제 대상자와 일치했다. 또 의정 활동과 지역구 관리 모두 취약한 것으로 평가받는 일부 중진 의원이 살아남은 것에 대해서도 김 대표 측은 의문을 표하고 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