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사람도 꽤 자주 멍청한 행동을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한 여성이 더블침대용 커버를 찾고 있었다. 그녀는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했다. 마침 물건은 세일 중이었다. 킹 사이즈 커버의 정상가는 300달러였고, 퀸 사이즈 커버는 250달러, 더블 사이즈 커버는 200달러였다. 그런데 이번 주만 특별히 사이즈에 관계없이 모두 150달러에 판다고 한다. 그녀는 분명 더블 사이즈 커버를 사러 왔지만 결국 유혹을 참지 못하고 그만 킹 사이즈 커버를 사버리고 만다. 그녀가 필요한 것은 더블 사이즈 커버지만 킹 사이즈 커버가 더 큰 폭의 할인을 하기 때문이다.
왜 이런 행동을 할까? 신간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리더스북)의 저자이자 세계 최고의 행동경제학자인 리처드 탈러 교수는 똑똑한 사람들이 하는 이 같은 어리석은 행동의 리스트를 만들어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이성과 비이성이 뒤얽힌 인간의 특성에 주목해 ‘행동경제학’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발전시켰다. 이 책은 행동경제학의 역사를 다뤘다.
행동경제학의 강점 중 하나는 인간의 불완전한 특성을 기반으로 전통 경제학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기발한 방식의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적용 범위도 무궁무진하다. 책은 행동경제학이 기업의 고민을 해결한 사례도 소개한다.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