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스타 균주’ 키우기 프로젝트 시동
류명선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 연구원이 발효조를 이용해 유산균, 효모 등 토착 미생물을 배양하고 있다.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 제공
세계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2010년 216억 달러(약 26조6600억 원)에서 지난해 311억 달러(약 39조4000억 원)까지 연평균 7.6%씩 증가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열악하다.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에 사용하는 미생물은 대부분 수입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의 90%가 수입되는 50여 종으로 만들어진다.
정도연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장은 “핀란드 덴마크 등에서 수입되는 유산균을 토종 유산균으로 대체해 이들을 ‘스타 균주’로 키울 필요가 있다”며 “이 경우 수입 대체 효과가 연간 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면 청국장은 아직 미생물 표준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영세한 산업 구조 탓에 대량 생산도 어렵다. 정 원장은 “낫토는 미생물 한 종류만 배양해 강제 발효시키는 방식”이라며 “청국장은 여러 미생물을 이용해 자연발효 시키는 만큼 식품의 기능적인 측면에서 낫토에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재형 고려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팀은 청국장이나 김치를 발효시킬 때 사용하는 식물성 프로바이오틱스를 토종 산딸기에 접목해 새로운 프로바이오틱스 식품을 만드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산딸기에는 안토시아닌 성분과 폴리페놀 등 항산화 작용과 항암 효과를 내는 성분이 함유돼 있다. 여기에 미생물을 첨가해 한 단계 발전한 발효식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마 교수는 “동물성 유산균으로 발효되는 요구르트에 비해 청국장 김치를 만드는 식물성 유산균과 고초균의 기능성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왔다”며 “식물성 유산균으로 산딸기를 발효시킬 때 생성되는 물질의 기능을 규명하는 등 전통 미생물과 토착 식물을 융합한 안전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전통문화 산업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통식품 등에 과학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연구개발(R&D) 전략을 세우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하반기 시범 사업을 시작할 방침이다. 박재문 미래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다양한 효능을 가진 우리 고유의 전통식품에 최신 기술을 융합하는 시도가 전통식품의 가치를 끌어올릴 뿐 아니라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