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 분쟁 판사였던 한국계 루시 고(48·한국명 고혜란·사진) 판사가 미국 연방항소법원(한국의 고등법원) 판사로 지명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고 판사를 제9구역 연방항소법원 판사에 지명하면서 “불굴의 진실성과 공평성을 지닌 최고의 판사로서 자신을 차별화해왔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상원 청문회를 거쳐 임용이 확정되면 허버트 최(1916~2004년·최영조) 판사에 이어 한국계로는 두 번째 연방항소법원 판사가 탄생하게 된다. 종신직인 연방항소법원 판사는 현재 179명이다.
고 판사는 1968년 워싱턴 DC에서 태어난 한국계 2세로 하버드대(사회학 전공)와 같은 대학의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연방 법무부 직원, 연방 검찰, 캘리포니아 주 샌타클라라 카운티 판사를 거쳐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 판사로 임용됐다. 한국계 여성으로는 최초였다. ‘세기의 특허 재판’으로 불린 애플과 삼성전자 사건 등 굵직한 실리콘밸리 재판을 맡아 유명해졌다. 그는 앤터니 스캘리아 연방 대법관의 갑작스런 타계로 공석이 된 연방대법관 후보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스캘리아 대법관도 연방항소법원 판사를 거쳐 연방대법관에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