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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한방보따리]우울감-스트레스 턱관절 질환 불러

입력 | 2016-02-29 03:00:00


김한겸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

턱관절 질환을 앓는 환자가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를 보면 지난 4년 동안 40% 이상 증가했다. 턱관절 질환은 음식을 먹을 때, 입을 벌리거나 닫을 때 통증이 있는 증상을 말한다. 심하면 턱관절이 녹아 들어가 입을 벌릴 수도 없다.

흥미로운 건 턱관절 질환이 정신적인 부분, 특히 우울감 및 스트레스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이다. 즉 턱관절의 진단 기준을 보면 “내가 얼마나 우울한가” “신경을 여기저기 많이 쓰는가” 등이 있다. 스트레스나 기분이 턱관절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국내외 논문을 살펴보면 근육성 턱관절 통증을 가지고 있는 집단은 우울증 장애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국내 한방병원에서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학술지에 제시한 논문에서도 여성은 정신 건강이, 남성은 직업 유무가 턱관절 증상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꼽혔다.

이처럼 턱관절 질환은 턱 자체의 문제는 물론이고 정신적인 면이 연관돼 있다. 아직 스트레스가 턱에 영향을 주는 방식에 대해서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다. 하지만 턱의 구조 자체가 턱관절, 턱 근육, 목과 어깨의 근육으로 이뤄져 있는 것을 볼 때 스트레스로 인해서 목과 어깨가 항상 굳어 있는 사람은 턱에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한의학에서 턱관절 질환을 치료할 때도 턱관절 구조의 문제는 물론이고 턱과 어깨 목 근육의 긴장과 스트레스 정도를 파악해 각기 다른 방법으로 치료한다. 먼저 단순 근육 문제로 인한 턱관절 질환은 잘못된 씹기 습관이나 턱에 큰 자극이 있을 때 생긴다. 이 경우 침과 뜸, 약침을 이용해 근육의 긴장을 풀고 근육과 턱 디스크의 염증을 제거하는 데 집중한다. 증상이 오래됐을 경우 한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스트레스에 기인한 턱관절 질환은 조금 다르다. 장시간의 긴장으로 인해 목과 어깨가 굳어있는 경우가 많다. 일자목도 적지 않다. 이 경우 일상생활 자체가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한 환자가 많고, 증상이 호전돼도 쉽게 재발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한약을 처방해 근본적인 원인부터 해결해야 한다. 목과 어깨의 배열을 바로잡기 위해 추나 치료도 시행한다. 망가진 몸의 균형을 맞추고, 이를 악물지 않아도 일상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심리적으로 도와줘야 한다. 특히 평소 꿈을 많이 꾸거나 수면 장애가 있고, 가슴이 쉽게 두근거리며, 얼굴에 열이 오르는 증상을 함께 가지고 있다면 정서적인 측면부터 치료해야 한다.

김한겸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