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 첫 해인 올 해 자신의 사전에서 ‘조급’이라는 단어를 지워버리겠다고 했다. 그는 연 초 인터뷰에서 “2015년에는 너무 좋은 성적을 냈다. 그래서 더 성장하겠다고 하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인지의 스승인 박원 코치 역시 “지난 일은 잊고 눈높이를 재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한국과 미국, 일본 메이저 타이틀 석권을 포함해 8차례 우승 트로피를 안았던 전인지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시작한 올 시즌 초반 LPGA투어에서 강자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전인지는 시즌 2개 대회에 출전해 공동 3위와 2위의 성적을 거뒀다. 우승 경쟁에서 밀려난 아쉬움이 커 보이지는 않는다. 그는 지난달 28일 태국에서 끝난 혼다 타일랜드 대회를 마친 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다음에 더 잘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컨디션이 예상보다 일찍 올라 왔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결과보다 내용이 알차 만족감이 크다는 게 전인지 얘기다. 올 시즌 8차례 라운드에서 7차례나 언더파 스코어를 적은 그는 시즌 평균 타수 1위(69.25타)에 올랐다. 29일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는 지난주 10위 보다 4계단 상승한 6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로는 2위 박인비, 5위 김세영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순위여서 국가별로 최대 4명까지 나설 수 있는 8월 리우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전인지는 “LPGA투어에서 나는 신인일 뿐이다.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중요하다. 메이저 대회에서도 계속 톱10에 들고 싶다. 우승이나 개인상 욕심은 그 다음 문제”라고 말했다. 느긋하게 LPGA투어에 연착륙하고 있는 그는 3일 싱가포르에서 개막하는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 출전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