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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간판급 앵커들의 분노, ‘쓴소리 앵커’ 줄줄이 하차에…

입력 | 2016-03-01 20:47:00


일본의 간판급 앵커들이 정부의 방송 통제 움직임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주요 민영방송에서 활약하는 앵커들은 지난달 29일 도쿄 도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이 ‘공정성을 잃은 방송사에 정파 명령을 할 수 있다’는 발언을 거듭해온데 대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과 방송법의 정신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TV아사히의 시사 토론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다하라 소이치로(田原總一朗) 앵커는 TV아사히 ‘보도스테이션’의 후루타치 이치로(古館伊知郞) 등 자타가 공인하는 ‘쓴소리 앵커’들이 이달 말 프로에서 하차하는데 대해 “방송국이 위축돼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방송·통신업계를 담당하는) 다카이치 발언에 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달 말 민영방송 TBS의 메인 뉴스 프로 ‘뉴스 23’ 진행자 자리를 내놓게 된 기시이 시게타다(岸井成格) 앵커는 “정치적 공정성을 판단하는 것은 국민과 언론이다. 정부가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방송 진행자 도리고에 타로(鳥越俊太郞) 씨는 “이것은 정치권력과 언론의 전쟁”이라며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미디어를 견제한 정권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날 회견에 참가한 방송인들은 “우리는 분노하고 있다”고 적힌 현수막을 펴들기도 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달 2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비판적인 발언을 해 온 일본 지상파 보도 프로그램의 간판 앵커들이 올봄 줄줄이 교체된다고 보도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