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혁신DNA 심는다]서민 도우미로 변신한 주택도시보증공사
아파트 입주자 대표, 관리소장 등이 지난해 열린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공동주택관리 실무강좌’를 진지하게 듣고 있다. 공사는 정기적으로 여러 도시를 돌며 주택 관련 제도와 주택관리 방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제공
주택도시보증공사는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부동산 시행사 등 기업들의 분양보증 기관으로 알려져 있었다. 개인 고객을 위한 보증 사업을 시작한 건 4년 전인 2012년부터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개인 보증 사업의 역사가 짧지만 국민의 만족도가 높은 이유로 전세금 관련 상품을 꼽는다.
‘전세금안심대출보증’은 세입자가 주택 가격에 따라 정해진 보증료를 내면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전세금을 보증해 준다. 공사의 상품을 취급하는 시중은행들은 공사의 보증서를 담보로 삼아 세입자에게 낮은 금리에 대출해 주기도 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지난해 5월 더 많은 세입자가 혜택을 보도록 보증료율을 0.197%에서 0.150%로 낮췄다. 가령 전세 보증금 1억 원인 주택의 세입자가 8000만 원을 대출받을 때 매년 내는 보증료는 최대 19만 원이다. 이때 한 달에 내는 보증료는 1만5830원꼴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지난해 7월 주택도시기금법이 시행되며 주택도시기금을 운용하게 됐다. 사업 영역이 기존에는 주택보증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도시재생 등 종합 금융보증으로 다양해지는 것이다.
조만간 도시재생 사업을 지원하는 새로운 보증 상품이 나올 예정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는 “도시재생 사업은 공공성은 높으나 수익성이 낮은 편이어서 민간 기업들이 진출하기 힘든 편”이라며 “소규모 임대주택 건설, 민간의 낡은 주택 개량 등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는 건설사들이 공급을 늘리고 있는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도 지원할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장에 들어설 뉴스테이에 투자하는 리츠를 지원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선덕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58·사진)은 1일 서민들이 큰 부담 없이 전월세 보증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이와 같이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의 보증실적을 거뒀고 분양보증 사고율도 최저치로 낮췄다”고 소개했다. 김 사장이 취임한 지난해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발급한 보증상품의 총금액은 150조4646억 원으로 전년(92조6834억 원)보다 62% 증가했다. 지난해 주택분양 시장이 살아나며 보증상품 가입자가 급증한 덕분이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신상품을 부지런히 개발한 결과이기도 하다는 설명이다.
주택시장이 둔화된 올해 경영목표는 ‘내실 다지기’다. 김 사장은 “올해는 외형적으로 성장하기보다 보증상품의 손실을 줄이는 등 내실 다지기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