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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일파·분위기…일본 꺾을 두가지 힘

입력 | 2016-03-02 05:45:00

여자축구대표팀 지소연-조소현(오른쪽).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오늘 여자축구 올림픽 亞최종예선 일본전
지소연·조소현 일본팀 고베 경험 큰 도움
강호 북한과 1-1 사기충천…일본과 대조


이제는 한·일전이다. 윤덕여(55)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이 2일 오사카 긴초스타디움에서 홈팀 일본과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2차전을 펼친다.

사상 첫 올림픽 본선행을 꿈꾸는 태극낭자들은 2월 29일 북한과 1차전에서 값진 1-1 무승부를 거뒀다. 세계적 강호 북한을 맞아 물러섬 없이 당당히 맞섰다. 물론 일본도 쉽지 않다. 일본여자축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위의 강호다. 2011여자월드컵을 제패한 뒤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준우승을 했다. 2012런던올림픽에선 은메달을 땄다. 18위인 한국보다 전력에서 앞선다. 그러나 “못 오를 나무는 없다”는 것이 윤 감독의 의지다. “5경기, 3승2무를 해야 올림픽을 바라볼 수 있다. 1·2차전에서 최대한 승점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짜 기적은 지금부터다.

● 지일파의 힘!

‘지피지기 백전불태’란 옛말이 있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의미다. 여자대표팀에는 일본을 잘 아는 이들이 많다. 일본축구를 직접 경험한 공격형 미드필더 지소연(25·첼시 레이디스), ‘캡틴’ 조소현(28·고베 아이낙)이 대표적이다.

잉글랜드로 떠나기에 앞서 지소연은 일본여자실업축구 명문 고베에서 활약했다. 2011년부터 3시즌 동안 74경기(컵 대회 포함)를 소화하며 33골을 몰아쳤다. 그래서일까. 지소연은 유독 일본에 강했다. 역대 일본과의 A매치에서 4골을 뽑았다. 의지도 남다르다. 오사카 입성에 앞서 “일본선수들을 잘 안다. 일본을 만나면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 스스로 더욱 강해진다”고 주먹을 쥐어 보였다.

다용도 미드필더 조소현은 지난달 고베로 임대돼 팀 훈련에 참여했다. 그 바람에 대표팀 전지훈련 합류가 늦어졌어도 일본축구의 특성을 현지에서 익힌 것은 큰 소득이다. “일본은 패스가 빠르고, 세밀한 플레이를 즐긴다”는 것이 그녀의 말. 특히 이번 대회에 나선 일본여자대표팀 20명 중 7명이 고베 소속이다.

분위기의 힘!

1경기를 치렀을 뿐인데, 느낌은 전혀 다르다. 북한과 대등한 싸움을 벌인 태극낭자들에게 갈채가 쏟아진 반면 일본은 초상집이다. 남북이 비긴 날, 일본은 호주에 1-3으로 졌다. 예상 밖의 결과에 일본축구계는 침통하다. 현지 언론들은 ‘굴욕적인 패배!’, ‘올림픽 진출 희망이 사라졌다!’ 등의 헤드라인을 뽑고 질타를 가했다. 지난해 은퇴한 일본여자축구의 레전드 사와 호마레(38)는 현장에서 지켜본 뒤 “포지션 간극이 넓고, 수비 방법도 모르는 것 같다”며 실망감을 보였다. 일본여자대표팀 사사키 노리오 감독이 “일본의 모든 팬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을 정도로 심각하다.

이번 대회는 2∼3일 간격으로 5경기를 펼친다. 각국 선수단에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규정하는 48시간의 휴식만이 주어지는 살인적 스케줄이다. 피로와 컨디션 관리가 필수다. 사기마저 떨어지면 후유증은 배가 된다. 북한전에서 골 맛을 본 정설빈(26·현대제철)은 “팀 전체가 살아났다. 이제 일본을 생각한다. 좋은 분위기를 살려서 꼭 일본을 잡겠다”고 다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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