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줄잇는 소송에 학생피해 잇따라
○ 스타 강사 이적 소동
2010년 인강 업계에서 2위를 달리던 비타에듀는 1년 만에 5위로 추락했다. 매출액이 2010년 391억 원에서 2011년 104억 원으로 급감했다. 비타에듀 매출의 80%를 차지하던 스타 강사 9명이 경쟁사로 집단 이적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비타에듀의 강사 9명과 다른 강사 2명 등 11명이 이적 과정에서 5년간 계약금으로 받은 돈은 현금과 지분을 포함해 600억 원대로 알려졌다.
‘삽자루’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우형철 강사는 계약 기간이 끝나기 전에 다른 업체로 이적하면서 전 소속 업체와 100억 원에 육박하는 위약금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인강 업계 최고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진 신승범 강사도 2014년 계약 기간을 3개월 남기고 경쟁사로 옮기는 과정에서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 ‘마감’ 사라지며 스타 강사 영향력 커져
이처럼 인강 업체들이 소송까지 감수하는 것은 시장이 정체되면서 스타 강사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가 추정하는 수능 인강 시장은 연간 약 2000억 원 규모. 2000학년도 수능 응시자는 89만6122명이지만 2016학년도엔 63만1184명으로 급감했다.
학생이 줄어들다 보니 업체에선 스타 강사가 있어야만 매출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대개 업체가 아닌 강사를 보고 강의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이 학원에 나와 수업을 받는 기존 방식과 달리 인강에는 ‘마감’이라는 개념이 적용되지 않는다. 과거엔 아무리 유명한 강사라도 정해진 수업 시간과 교실 공간을 다 채우면 마감을 해야 했다. 하지만 인강은 마감이 없기 때문에 스타 강사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연간 100억 원을 버는 강사까지 나오고 있다. 스타 강사에겐 매출의 100%를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는 소문이 돌 정도다.
○ 도 넘는 강의 부작용, 감독 부실 지적도
업계의 스타 강사 빼돌리기가 늘어나면서 수강생이 피해를 보기도 한다. 강사가 갑자기 소속 업체를 바꾸는 바람에 몇 개월짜리 정액권이나 여러 과목의 패키지 수강권을 끊은 학생이 해당 강의를 듣지 못하게 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 업체가 스타 강사를 위해 마케팅비를 많이 쓰거나 해당 강사의 교재 비용을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해 결과적으로 수강료 부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수강생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 강사들이 자극적인 언행을 일삼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 스타 강사는 강의마다 공공연히 “학교 수업 들으면 망한다. 학교에서 자고 내 수업 잘 들어라”라고 말한다. 아이들에게 자극이 된다는 이유로 육두문자를 남발하는 강사도 많다. 초미니스커트나 속옷이 훤히 비치는 상의를 입고 강의하는 여자 강사도 있다.
인강에서 흘러나오는 막말과 선정적인 옷차림은 학부모들의 주된 불만 사항이지만 이를 규제할 방법이 없다. 교육부나 교육청은 관리 규정이 없어 피해를 발생시키는 스타 강사의 이적 후 폐강이나 비교육적 강의에 대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2010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주요 인강 업체들과 공동으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후속 대책은 없다. 인강 업계 관계자는 “교육부가 관리 및 단속 규정을 만들어 감독하지 않으면 막말과 선정성 등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