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성이 무기… 女오너 장수기업 키울것” 22세때 페인트도매상 인수 38년 한길… 국내 친환경 액상안료시장 90% 차지
중소기업중앙회 54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부회장 자리에 오른 장성숙 우신피그먼트 대표(한국염료안료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우신피그먼트 제공
장성숙 우신피그먼트 대표(59·한국염료안료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의 목소리에는 다소 긴장감이 돌았다. 지난달 29일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으로 선출된 직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는 긴장감 속에서도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제54회 정기총회에서 장 대표를 비롯해 부회장 14명을 선출했다. 장 대표는 중기중앙회 54년 역사상 첫 여성 부회장이다.
이로써 중기중앙회는 기존 부회장 11명 외에 신규 선임자까지 25명의 부회장 체제가 됐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여성 기업인들의 달라진 위상이 반영된 결과”라며 “장 부회장은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 임원으로 활동하는 등 사회 공헌에도 앞장서 왔다”고 말했다.
장 대표가 운영하는 우신피그먼트는 현재 국내외 500여 개 기업과 거래하며 연매출 450억 원을 올리는 기업이다. 창업 초기 2명이던 직원은 현재 50명으로 늘었다. 콘크리트, 고무, 플라스틱 등을 염색하는 데 쓰이는 고품질 무기안료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하면서 국내 친환경 액상안료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경기 파주시 헤이리 문화예술인 마을, 리움미술관, 에버랜드 등의 건물과 도로 등에 우신피그먼트의 친환경 무기안료가 사용됐다. 입자가 작고 색 편차가 없는 고품질 안료를 만들어 내기 위해 연구개발에 힘써 온 장 대표의 ‘뚝심’이 결실을 보았다는 안료업계의 평가가 있다.
장 대표는 첫 여성 부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주목을 받아 부담감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부회장에 선출되고 나서 제가 첫 여성 부회장이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여성 경제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후배 여성 기업인들을 돕고 싶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이어 “외국처럼 100년, 200년 가는 장수 기업이 나오기 위해서는 투명한 기업 운영이 가장 중요하다”며 “기업인들이 투명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