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로 걷기-거꾸로 말하기… 다양한 측정방법 개발하고 인명피해 사고땐 징역형을”
“이제 사회적 공감대는 충분하다.”
교통 전문가들의 의견은 모두 같았다. 음주단속 기준을 혈중 알코올 농도 0.05%에서 0.03%로 낮출 수 있는 때가 바로 지금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술 한 잔만 마셔도 운전대를 잡으면 안 된다’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폭넓게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음주단속 기준 수치를 낮춰도 국민들이 더 이상 이를 ‘규제 강화’로 여기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제 남은 일은 정부가 국민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음주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안주석 국회 교통안전포럼 사무처장은 2일 “18대 국회부터 음주단속 기준을 0.03%로 강화하자고 발의했지만 번번이 막혔다”며 “의학적으로 술을 마시고 신체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기준이 0.05%라는 반대 논리 탓이었다”고 말했다. 안 사무처장은 “개인마다 음주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과학적 수치에 너무 의존하기보다 인식과 습관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적극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음주단속 기준 강화가 단순히 수치를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 음주문화의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김인석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부장은 “한국은 대부분 여럿이 함께 술을 마시고 윗사람이 권하면 거절할 수 없는 음주문화를 갖고 있다”며 “음주단속 기준을 강화하면 자연스럽게 술자리 문화까지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 보도를 접한 누리꾼 등 독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음주운전 교통사고 피해자의 사연과 단속에 걸린 음주운전자가 아무렇지 않게 풀려나는 단속현장을 다룬 기사에는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음주운전은 살인을 하겠다고 각오한 행위나 다름없다”(아이디 civi****), “술값은 펑펑 쓰면서 대리운전비는 아깝나”(아이디 doo5****) 등 일부 운전자들의 안전불감증을 강력히 비판했다. 특히 대다수 누리꾼과 독자들은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징역형 등으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압도적인 찬성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