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하면 독설이다. 무슬림의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멕시코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국경 장벽을 세워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권자는 그를 싫어하든가 좋아하든가 둘 중 하나지만 트럼프는 모두에게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 그가 슈퍼 화요일의 승자로 결정되자 돌변했다. 평소의 공격적 발언이 사라졌다. 미국 CNN 방송이 “우리가 본 저 사람이 트럼프 맞느냐”고 물을 정도였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강경 이민정책을 뒤집는 발언을 한 오프 더 레코드 인터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경쟁 후보들은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라고 야단이다. 그러나 평소 ‘믿거나 말거나’인 트럼프가 인터뷰 내용이 공개된다고 해서 큰 타격을 입을 것 같지 않다. 독설은 전략에 따른 연기였는지 모른다. 다만 독설은 ‘넌 해고야’처럼 트럼프의 성격에 딱 맞는 리얼리티 연기였다. 엔터테이너 기질이 좀 있다고 해서 성격에도 안 맞는 통합주의자(unifier)의 캐릭터까지 잘 연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