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국내외 전문가 초청 강연회… 주민들 “외국 공무원 초청 진실은폐” 대책협의회, 찬반 주민투표 실시키로
기장해수담수반대대책협의회 회원들이 주민 투표 참여를 촉구하는 거리 캠페인을 하고 있다. 기장해수담수반대대책협의회 제공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2일 기장군청 차성아트홀에서 ‘해수 담수 수돗물 안정성에 관한 국내외 전문가 초청 특별 강연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캐나다 더럼 주의 존 프레스타 환경국장이 초청됐다. 프레스타 국장은 더럼 주 내 상수도 운영과 온타리오 호수 내 원자력발전소와 정수장, 캐나다 방사성물질 오염사고 대비 방사능 감시 시스템 구축 현황 등을 소개했다.
캐나다 토론토 시 동쪽에 위치한 더럼 주는 8개 기초단체로 구성된 인구 60만 명의 지방자치단체다. 이 지역은 세계 최대 규모의 달링턴 원전과 피커링 원전을 끼고 있는 온타리오 호수에서 취수한 물이 전체 급수량의 95%를 차지한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의 진영우 박사는 ‘저선량 방사선의 인체 영향’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원폭 혹은 사고에 의한 고선량 방사선 노출은 인체의 질병 발생 위험도를 증가시키지만 일정 수준의 낮은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위험도는 확실히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같은 시각 기장군청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가 캐나다 공무원을 동원해 해수 담수의 진실을 은폐하려 한다고 규탄했다. 기장해수담수반대대책협의회는 “부산시는 해수 담수화 수돗물의 안정성과 관련이 없는 외국 공무원을 초청하는 데 1800만 원의 세금을 낭비했다”며 “주민들을 배제한 채 진행되고 있는 강연회는 여론 호도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캐나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온타리오 호수 인근 주민들의 암 발생률이 과거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핵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암 발생률이 현저히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부산시장이 지금이라도 주민투표를 통해 기장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책협의회는 19, 20일 해수 담수화 수돗물 공급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는 주민투표를 자체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