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4개월만에 180도 뒤집어… 市 당혹속 “인권침해 기준 달라”
박현정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를 둘러싼 의혹이 경찰 수사를 통해 허위로 드러나면서 당시 진행된 서울시 조사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결과적으로 서울시 조사가 부실했거나 한쪽으로 치우쳐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014년 12월 서울시향 직원들의 호소문 발표 뒤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은 박 전 대표와 직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박 전 대표의 성희롱과 막말이 상당 부분 사실이며 직원들의 인권이 침해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내용의 결정문이 발표되자 결국 박 전 대표는 사퇴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당시 언론사 오찬 간담회에서 “(인권침해가 사실이라면) 박 전 대표가 경영자로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1년 2개월여 만에 결정문 내용을 180도 뒤집는 수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3일 “(기본적으로) 인권보호관의 조사를 신뢰한다”면서도 “같은 발언이라 해도 인권침해 차원에서 바라보는 것과 수사권을 가진 경찰의 시각이 다를 순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서울시 내부에서는 진술의 진위 규명이 어려운 상황에서 인권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조사방식의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사 시작 때부터 경찰이나 감사과 등과 협조해 조사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