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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중동 외환시장 큰손… 月 246억원 벌기도”

입력 | 2016-03-04 03:00:00

英정부, 하원 청문회서 보고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중동 외환시장의 ‘숨은 큰손’인 것으로 드러났다.

2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날 하원 외교소위원회 청문회에서 IS가 약탈한 거액의 현금을 중동의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에 투자해 월 최고 2000만 달러(약 246억 원)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동안 IS는 석유 밀매나 인질 납치 등을 통해 조직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젠 제도권 금융 투자를 통해서도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 정부는 또 IS가 2014년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을 점령했을 때 현지 중앙은행에서 4억2900만 달러(약 5276억 원) 이상의 현금을 약탈했다고 보고했다. 영국 정부는 모술에서 약탈한 이 돈이 IS의 국제 주식시장 투자금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IS는 전담 금융투자팀까지 꾸려 요르단 등 중동 금융시장에서 환투기, 주식투자 등으로 돈을 불렸다. 수익은 이슬람의 전통 송금 시스템인 ‘하왈라’를 통해 전달받고 있다. 하왈라는 은행을 통하지 않고도 세계 수천 곳의 점포를 통해 자금을 주고받을 수 있는 이슬람 특유의 송금 방식이다. 하왈라를 이용하면 거래가 완료되는 즉시 관련 기록이 모두 폐기되기 때문에 거래자의 신분, 금액 등이 드러나지 않는다.

존 배런 하원 외교소위원장(보수당)은 청문회에서 “IS의 약탈 자금이 요르단의 은행들을 거쳐 (금융 시장에) 투자되고, 이익금은 바그다드를 거쳐 IS로 흘러간다”고 말했다. 토비아스 엘우드 외교부 차관은 “현지 금융 시스템에 침투할 구멍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경로를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