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까지만 해도 프랑스의 샤넬과 일본의 시세이도 화장품이 대표적인 고급 화장품으로 꼽혔다. 한국 여성이 해외여행을 다녀온 친지들에게서 받고 싶은 최고의 선물이기도 했다. 당시 우리 화장품은 해외에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내수 품목이었다. 지금은 중국 대만 홍콩 등 중국권과 동남아시아, 심지어 유럽과 미국에서도 K뷰티 열풍이 거세다.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지난해 한국의 화장품 수출액은 29억2948만 달러(약 3조8405억 원)로 전년보다 52.7% 늘었고 특히 대중(對中) 수출은 99.2% 급증했다.
▷중국 시장 공략의 선두주자인 아모레퍼시픽은 작년 국내 화장품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국내외 연매출 1조 원을 돌파한 프리미엄 한방화장품 설화수를 앞세워 5조502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에서 아모레퍼시픽 브랜드는 P&G나 로레알에는 못 미치지만 시세이도와 SK-Ⅱ 같은 일본 브랜드를 제쳤다. LG생활건강도 프리미엄급 후(后) 브랜드를 내세워 화장품 부문에서만 2조40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